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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유산, 한국의 미래다’에 선정된 13편의 유산은?
‘대학의 유산, 한국의 미래다’에 선정된 13편의 유산은?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1.04.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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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우리 사회가 공유할 가치의 근원

문헌 번역 / 사전 편찬
국역 여지도서(전주대)
국역 여지도서는 『조선왕조실록』, 『비변사등록』, 『승정원일기』 등 조선시대 대표적 正史에 버금가는 조선후기 인문지리지인 『여지도서』가 8년 동안의 결실 끝에 『국역 여지도서』 50권으로 완역됐다.
輿地圖書는 1757년(영조 33)부터 1765년(영조 41) 사이에 편찬된 조선 팔도의 전국지리지로서 채색 지도가 포함된 필사본으로, 원본은 한국 교회사 연구소에 보관돼 있으며, 1973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영인본을 발행했다.

영인본 『여지도서』에는 郡縣 읍지 295개, 營誌 17개, 鎭誌 1개 등 모두 313개의 지리지로 구성된 『여지도서』에 경기도·경상도·전라도·충청도 지역의 일부 누락된 40개 고을을 덧붙여 총 353개 고을의 지리지가 있다.

여지도서는 조선전기의 인문지리를 종합 정리한 『新增東國輿地勝覽』을 증보한 인문지리지로서, 조선후기 지역사 연구는 물론이요, 조선후기 역사연구에 필수적인 자료이기에 대학의 위대한 유산으로 추천하고자 한다.

남명학고문헌시스템(경상대)
경상대 도서관은 2002년부터 전국에서 최초로 소장자료를 디지털화해 원본은 영구보존하고, 내용은 전국민에게 무료로 공개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수집된 고문헌을 교육인적자원부 ‘역사자료정보화사업’을 유치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목록을 발간, 배포했다. 그리고 정리된 고문헌 목록은 ‘한국고전적목록시스템’(http://www.nl.go.kr/korcis)을 통해 전국의 연구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체계를 만들었다.
또한 수집된 고문헌은 목록 공유 체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는 국가DB 구축사업을 유치해 약 40억 원을 투입, 전국 대학 도서관으로서는 최초로 고문헌 디지털화에 착수해 ‘남명학고문헌시스템’(http://nmh.gsnu.ac.kr)을 자체 개발했다.

또한 경남지역 유학자들의 문집 해제, <교남지>·<진양지>·<하동군지>·<산청군지> 등 각종 향토 역사자료, <동유학안>를 비롯한 관련 인명록 등 다양한 역사자료를 DB로 구축했다. 2010년 현재 연간 25만 건의 방문 실적과, 160만 건의 검색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한대사전(단국대)
단국대가 지난 1978년 6월에 착수한 『漢韓大辭典』은 2008년 30년만에 전16권 으로 편찬작업이 마무리됐다. 지난 30년간 총 310억원(국가보조금 25억 여 원 포함)의 사업비와 20만여 명의 인력이 투입된 『漢韓大辭典』은 일단 한자 종주국인 중국이나 대만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한자사전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동시에 2천년 넘게 축적된 한자문화 유산을 풀어갈 기초 연구수단을 확보했다는 학술적 가치도 두드러진다.

수천년간 축적된 조상의 한자문화 유산을 해독할 사전이 없었고, 일본의 사전으로 연구하다보면 일본어를 중역해야 하고, 그나마 한자 어휘의 한국식 용례나 풀이가 없거나 중국 원전과 다른 해석 등으로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동양문화사를 전공한 학자인 당시 장충식 총장이 한국적 기준으로, 풍부한 어휘가 실린 한자사전을 펴내겠다고 결심해 1970년 동양학연구소를 설립한 뒤 초대 소장으로 일석 이희승 박사를 초빙해 산하에 편찬실을 구성, 1978년 6월 편찬원 선발을 마치고 공식 실무에 착수했다. 1차적으로 1996년『한국한자어사전』(전 4권, 4천410쪽)을 펴냈으며, 이어 1999년 『漢韓大辭典』제1권을 펴내고 2008년에 14∼16권(색인집 포함)을 펴냄으로써 완간에 이르렀다.

20여종의 특수 외국어 사전(한국외국어대)
 한국외국어대는 외국어 교육의 선두주자로서 지난 57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을 비롯하여 네덜란드어, 태국어, 힌디어, 스웨덴어, 스와힐리어 등 소수언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전을 편찬하고 있다.  현재 총 20여 종의 사전을 편찬하고 있으며, 언어의 해석뿐만이 아니라 전문 정보에 있어서도 외국어로 된 사전을 편찬하고 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때는 BK21 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축구용어사전을  ‘한-영/영-한’,‘한-아-영’, ‘일-한-영’, ‘서-한-영’, ‘불-한-영’ 등으로 편찬, 보급했다.

연구소 / 연구원
島嶼문화연구원(목포대)
전라남도에는 1천954개의 섬(전국대비 62%)과 6천32㎞의 해안선(전국대비 47.6%), 그리고 1천17㎢의 갯벌(전국대비 40%)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라남도의 입지적 특수성을 고려해 구비, 방언, 민속, 역사, 건축, 사회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이 서남해 도서해양문화 연구에 뜻을 모아 1982년 신안군 암태도 공동 조사를 계기로 1983년 연구기관인 도서문화연구소를 개소한 것이 목포대의 섬과 해양에 대한 연구의 시발이다.

이후 매년 서남해의 섬을 하나씩 선정해 여러 학문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들이 학제적 조사·연구를 진행해 도서해양 연구의 선구적 업적을 축적해 왔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학술지 <島嶼文化>이다. 또한 도서문화학술자료총서, 아시아해양문화총서, 한국해양문화시리즈 등의 학술서 발간과, 학술용역사업, 한국해양학자대회 개최, 국내·국제학술대회 개최, 등 다양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자연생태와 문화콘텐츠 분야로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해 ‘유네스코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 선정을 위한 용역’을 통해 신안군 다도해 일원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서울학연구소(서울시립대)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는 1993년 서울특별시의 지원 아래 ‘서울학’이라는 고유의 학문을 육성, 확산하기 위해 ‘서울 600년’을 계기로 설립됐다. 서울학은 서울의 장소, 사람, 일, 문화를 만들어내고 변화시키는 과정과 힘을 탐구해 서울이 지닌 도시적 보편성과 특성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서울에 대한 여러 기성학문 분야(역사학, 지리학,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건축 및 도시계획학 등)를 아우르는 학제적 연구를 지향한다. 역사문화유산의 활용방안, 근대문화유산자료 조사 및 목록화 사업, 문화재 주변 현상변경에 따른 영향성 검토 연구 등을 수행하며 다수의 역사도시문화 관련 자료와 경험을이 축척하고 있다. 나아가 아시아권 4개 대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도쿄, 서울의 각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지역학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아세아문제연구소(고려대)
아연은 1950년대부터 미국 포드재단의 지원 하에 기초 자료 번역 및 편집 사업과 더불어 공산권 연구에 주력했다. <공산권연구총서>, <공산권연구자료총서>, <구한국외교문서> 등이 대표적 연구성과다. 특히 공산권 연구는 연구의 우수성 및 다양한 자료의 축적 면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통해 아연은 세계 5대 공산권 연구소 중 하나로 그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아연은 국제학술대회의 개최를 통해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담론을 끊임없이 생산해왔다. 아시아의 근대화, 한국의 전통, 통일, 한국의 미래, 동아시아 공동체, 동아시아 안보, 동북아시아 초국가적 현상 등은 그 대표적 주제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연은 한국, 아시아, 나아가 인류가 나아가야 할 미래지향적 가치를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아연은 1958년에 계간학술지 <아세아연구>를 창간했다. 학문적 토양이 미약했던 50~60년대, <아세아연구>는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성과를 체계적으로 저널에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한국음식연구원(숙명여대)
숙명여대 부설 한국음식연구원은 조선황실의 맥을 이어오는 국내 유일의 대학 부설 전통음식 연구기관이자 한국 음식의 체계적인 연구와 전수를 위한 활동과 한국 음식의 과학화·산업화·세계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대학 부설 음식 연구원이다. 1938년 가정과(Home Economics)를 모태로 식품영양학 연구 73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한국 전통식품의 기능성 식품화, 전통 조리법의 표준화, 전통음식 메뉴 개발 및 제품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음식연구원은 최신 설비와 기자재를 갖춘 식품개발 실험, 관능 검사실, 대상과 기능에 따라 분류된 조리 실습실, 세미나실, 푸드 코디네이터와 예비 창업자를 위한 가상 레스토랑 실습실, 전통 혼례와 제례 실습을 위한 한국 전통 예절실 등을 갖추고 체계적인 연구 활동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및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음식에 대한 연구 △교육프로그램 운영 △한국 음식 전시 및 시식회 개최를 통한 한식문화 보급 △한국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연구 등에 주력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
여성 교육 시스템(이화여대)
이화여대는 설립 초기 수많은 여성 교사를 배출함으로써 전국에 ‘여성에 의한 여성의 교육’을 실현했다. 이 후 1945년 의과대학을 설립해 여성의료인을 배출하고, 1950년 여성 법과대학을 창설해 여성의 지위와 권익 향상에 기여했으며 1996년에는 세계 최초의 여성공과대학을 창설해 여성공학도를 양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세계 최대의 여자대학으로서 인문, 사회분야 외에도 경영학, 공학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학문 분야와 석ㆍ박사 과정을 보유한 세계적인 연구 중심대학으로 자리매김 했다.

오늘날 이화여대는 명실상부한 한국 여성 리더의 산실이다. 전세계 18만 동문이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한국 여성 파워엘리트의 25%, 해방 이후 역대 여성장관의 50%, 여성 국회의원의 1/3이 이화여대 출신이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최초를 기록하며, 한국 여성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초기 이화여대의 네 번째 입학생인 박에스더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미국 의과대학에서 유학한 여성으로 한국 제1호 여의사로서 여성을 위한 의료사업을 펼쳤다. 박에스더를 시작으로 이화여대가 한국사회에 쏟아낸 여성 최초의 기록은 한국 사회 구석구석 여성 진출의 기치를 올린 신호탄이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이끄는 여성의 힘 뒤에는 여성을 위한 도전의 선두에 선 이화여대 출신 여성 1호들의 활약이 있었다.

특수교육(대구대)
대구대는 무엇보다 특수교육(맹인교육)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연구업적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쌓아 올렸다. 교수진의 논문, 저서뿐 아니라 BK21 특수교육 교육연구단 등 국책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한국연구재단 등재 학술지를 간행하는 ‘특수교육 재활과학 연구소’를 운영해 특수교육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수교육을 중심으로 한 교육인프라는 사회복지, 재활서비스와 연계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한국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 동안 대구대가 배출한 총 1만7천297명(특수교육 7천161명, 재활과학 3천485명, 사회복지 6천651명)의 전문인력은 우리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빛과 같은 존재로 각계 각층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과학 / 의학 / 생명과학
생명과학의 메카(건국대)
건국대는 1959년 축산대학(현 동물생명과학대학)설립을 시작으로 생명환경과학대학, 수의과대학, 전국농업기술자협회(1963년 설립)을 잇따라 설립하고 1990년이후에는 의과대학, 건국대병원, 의생명과학연구원 등과 결합한 ‘생명과학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지난 50여년 동안 국내 바이오 생명과학분야 연구와 인재 양성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건국대 축산대는 특히 1982년 국내 최초로 소의 수정란 이식에 성공해 우리나라 첨단 바이오테크놀로지(BT)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건국대 축산대 정길생 교수팀은 건국대 파주목장에서 사육하고 있던 소에서 채취한 수정란을 다섯 차례에 걸쳐 충남 서산 안면도에 있는 두산 목장까지 이송해 33마리의 홀스타인과 샤롤레 등의 수란우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해 이 가운데 9마리가 임신, 그 중 한 마리가 1982년 11월 15일 수정란 이식에 의한 국내 최초의 송아지를 분만했다. 이 수정란 이식 송아지는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서는 수정란 이식에 의해 태어난 최초의 송아지로 우리나라 축산업을 학문적 산업적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포항방사광가속기(포스텍)
1995년 개방 이래 2010년까지 총 7천127과제(2만3천334명)를 수행했으며 2000년 이후 실험 과제수는 연간 20%이상 증가했다. 또한 방사광을 이용한 연구결과들이 네이처 커버스토리에 게재된 것을 비롯해 국내·외 학술지에 3천여 편 이상 게재된 바 있다. 기존에는 기초과학 분야에 한정되던 이용분야가 생명, 의학, 반도체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됐으며 이에 따라 대학, 연구소, 등 연구계 외에도 산업계의 방사광 활용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초미세 부품공정(LIGA)을 통해 초소형 내시경 캡슐 등을 개발했으며, 쥐의 미세혈관이나 사람의 유방조직의 정상 및 암세포를 규명하는 등 산업 및 의학 등 응용연구에도 기여를 해왔다.

또한 최첨단 기술을 관련 산업에 파급해 국내 거대과학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반 산업기술의 경쟁력 제고와 신기술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학
LG연암문고(명지대)              
명지대는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 민족문화의 이해와 창달을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여 외국인이 저술한 한국관계 귀중본을 수집하기로 결정했다. 광복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조선일보사, 주식회사 문화방송의 후원과 LG 그룹의 협찬으로 1950년 이전에 발간된 한국관계 귀중본 고서찾기 운동을 국내외로 전개했다. 이 고서찾기 운동은 1994년부터 준비기간을 거쳐 1995년 10월 30일 공식 발족했으며, 수집된 고서는 명지대-LG연암문고로 설정해 특별관리하게 됐다.

명지대-LG연암문고는 서양인이 쓴 한국 관련 서적 약 1만권, 일본 책과 중국 책 약 4천권, 합계 1만 4천권 정도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다. 서양인이 쓴 한국관련 책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고서는 열람시 파손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파손을 막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책 전체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스캔해 디지털 자료화를 진행했다. 2001년에 세워진 국제한국학연구소를 통해 현재 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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