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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새로나온 책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1.04.12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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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호(2011년 4월 11일자)

■ 그리스인 이야기(전3권), 앙드레 보나르 지음, 김희균(1권),양영란(2,3권) 옮김, 강대진 감수, 책과함께, 1권 18,000원/2권 22,000원/3권 25,000원
30년간 스위스 로잔대 교수로 있으면서 그리스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저자는 이 책에서 신화의 베일에 가려진 고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을 되살려냈다. 그리스 문명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 즉 그리스 문명을 기획한 고대 그리스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1954~59년에 세 권으로 출간돼 그리스 문명사 분야의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 잡은 책이다. 1권 '호메로스에서 페리클레스까지', 2권 '소포클레스에서 소크라테스까지', 3권 '에우리피데스에서 알렉산드로까지'에서 우리는 신화에서 역사로 돌아온 그리스 세계와 고뇌하는 인간을 만날 수 있다.

■ 도시연구-현대 도시의 변화와 정책, 팀 홀 지음, 유환종 외 옮김, 푸른길, 288쪽, 16,000원(개정판)
21세기 도시의 실체에 관한 지리학적 탐구. 도시의 다양한 이슈를 다룬 간결하고 체계화된 도시지리학 입문서다. 이 책은 인식론에 근거한 철학적 논의보다는 도시 변화의 실제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도시의 실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있다. 즉, 경제,사회,환경 등의 다양한 이슈들과 관련해 도시 내에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지리적 패턴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지리학자들이 이러한 도시의 변화를 어떻게 탐구해 왔는가에 중점을 두고 접근했다. 개정판에서는 각 장마다 '5가지 주요 개념', 도시 재생과 지속가능성이란 최근의 관심 등이 추가됐다.

■ 언어의 감옥에서-어느 재일 조선인의 초상, 서경식 지음, 권혁태 옮김, 돌베개, 472쪽, 20,000원
'계속되는 식민주의'와 싸워 온 서경식의 두 번째 평론집. 전후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는 일본, 과연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저자는 언어 내셔널리즘 문제와 '계속되는 식민주의'의 청산을 막는 위험으로서의 일본 리버럴 세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본 사회가 수십 년간 지식인 사회의 사상적 퇴락이 심각할 정도로 진행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언어 내셔널리즘'과 식민주의를 연동한 저자의 비판적 시선과 더불어, 일본 지식인의 사상적 퇴락을 비판하는 3부는 값진 지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정조의 비밀어찰, 정조가 그의 시대를 말하다, 박철상,안대회,유봉학 외 지음, 푸른역사, 516쪽, 27,800원
이 책은 2009년에 있었던 두 차례의 연구발표회에서 발표된 11편의 논문을 모은 논문집이다. 자료적 특성을 연구한 1부와 18세기 정치사를 중심에 둔 2부로 구성됐다. 수록된 글들은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보급에 기여했다는 점, 정조의 일상생활과 다혈질적인 성격을 파악하게 됐다는 점, 연대기 자료를 활용할 때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한 점, 노론 벽파의 의리와 활동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제시했다는 점 등에서 의미있다. 소설 속에 그려진 '정조독살설'에 대한 역사적 사료 차원에서의 반박이라고도 볼 수 있다. 

■ 중국사회 속의 종교, 양경곤 지음, 중국명저독회 옮김, 글을읽다, 580쪽, 35,000원
이 책의 제목 앞에는 '대륙을 움직인 숨겨진 얼굴'이란 수식이 붙어 있다. 중국 출신 미국 사회학자인 저자가 중국 종교를 사회사적 시각으로 새롭게 접근한 연구서이다. 고대문명이 꽃피웠던 유럽, 인도, 중국 세 지역 가운데 유독 중국에서만 종교의 사회적 지위가 모호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라는 의문에서 저술 동기를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의문을 세속 지향적이었던 유교사대부들의 위치, 서구식 제도종교의 시각을 통해 중국 종교를 관찰한 점, 과학과 이성 지상주의가 근대 중국 엘리트들에게 영향을 미친 점을 들어 해명하고 있다. 

■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침략사상을 묻는다, 야스카와 즈노스케 지음, 이향철 옮김, 역사비평사, 420쪽, 23,000원
'메이지의 스승', '일본 근대의 스승'으로 추앙받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행보를 두고 마루야마 마사오는 "일본의 근대 내셔널리즘에서 아름답지만 짧았던 고전적 균형의 시대였다"라고 읽어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제국주의시대에 잘못된 탈아입구 노선을 선택해 아시아와 일본의 근대사에 불행한 균열과 분열을 만들어낸 후쿠자와 유키치의 사상을 극복하는 공동연구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마루야마 마사오를 필두로 대부분 연구자들이 후쿠자와 유키치를 자의적으로 연구해왔다는 지적은 음미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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