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6-03 17:32:14
이용원 / 청뇌한방병원 총괄병원장이번 호에서는 태음인의 장부기운과 정반대로 타고난 태양인에 대해 알아본다. 태양인은 좋게 얘기하면 과단성 있는 지도자형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독재자형이다. 태양인은 거처를 정하여 머무르기보다는 항상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진취적인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사람들과의 인격적 교제를 잘하며, 새로운 상황이나 돌발적 상황에 대처가 빠르고 적절하여,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에 겁을 내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반면 늘 해오던 일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에는 약하다. 교제에 있어서도 오랫동안 사귄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대하지 않으며, 스스로도 공평한 대우를 원할 뿐 특별한 대우를 원치 않는 성향을 나타낸다.
자신과 친한 사람이라도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것은 참지 못하지만, 반면에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도덕적으로 옳은 사람을 존중함이 명확하여 친소 관계에 차별이 없다.
태양인이 수양이 되지 않고 기운이 과도해지면 사회적 규범이나 예의를 가볍게 보고 방종하기 쉬워 제멋대로인 경향이 많다. 후회할 줄 모르고 독선적이고 계획성이 적으며 치밀하지 못한 것 또한 태양인의 약점.
또한 의로운 사람이든 의롭지 못한 사람이든 자신의 이익에 어긋나는 사람을 모두 처내려는 성질이 커지게 되어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게 된다. 그 때문에 쉽게 분노를 폭발하게 되며, 사욕을 채우려 함이 지나쳐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하고, 자신의 재물을 나누어 베풀지 않는 편이다. 또한 태양인은 항상 조급한 마음을 조심해야 한다. 급한 성질을 자제해야 간혈이 부드러워지고 일이 제대로 풀린다.
태양인은 폐가 크고, 간이 작다. 따라서 폐는 튼튼한데 간은 약하기 쉽다. 위와 같은 심리로 인해 태양인은 怒情이 폭발하여 간을 상하기 쉽고, 거처에서 태양인의 樂이 보호받지 못하여 신장을 상하기 쉽다. 폐에서 뻗친 기가 내리지 않으면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잦고, 코피가 잘 나고 귀에서 소리가 나고 눈이 충혈되거나 아픈 증상들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므로 태양인은 脾의 근본이 되는 제(臍-배꼽) 부위와 腎의 근본이 되는 둔(臀) 부위의 方略을 갈고 닦는 수행을 하여 약한 장국인 간과 신이 더욱더 약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태양인이 심신을 보존하는 길이다.
이로써 간과 소장, 신과 대장의 질병 상태를 초래하게 되고, 종국에는 강한 장국인 폐와 비의 기가 더욱더 과도하게 되어 그 자체로도 질병을 막을 길이 없게 된다.
즉 태양인의 哀性이 극에 달하게 되면 기는 폐로 자꾸 주입되어 폐의 기능과 기운이 더욱더 왕성해짐으로써 폐의 火氣가 내려가지 못하게 되니 분노가 밖으로 폭발하게 된다. 그리고 태양인의 努情이 자꾸 간을 격동시키기 때문에 간의 기가 점점 쇠약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태양인의 폐대간소한 장국을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이제마 선생은 이러한 태양인의 성정을 잘 다스리지 못함으로써 오는 태양인만의 특이한 병이 있으니, 그것을 해역증과 열격반위증이라 했고 그 치료에 있어서도 성정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했다.
해역증이란 태양인의 상체는 문제가 없지만 하체는 힘이 빠져 걸음을 걸을 수가 없는 다리무력증을 일컫는다. 말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온몸에 권태감이 심하고 노곤하여 움직이기 싫으며 다리가 풀리고 몸이 여위는 증상이다. 이는 깊은 哀性을 멀리하고, 진노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맑게 해야 치료될 수 있다. 또 음식물을 먹게 되면 음식물이 목구멍에 걸린 듯이 힘들고 음식물을 토해 내는 증상이 나타나는 열격증과, 음식물을 먹으면 명치 아래가 그득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토하는 증상인 반위증이 오게 되니 이 역시 산해진미를 끊고 진노하는 마음을 멀리해야 치료할 수 있다 했다. 태양인은 소변량으로 건강 상태를 진단해볼 수 있다. 평소 소변량이 많고 잘 나오면 건강하지만 소변보기가 불편하면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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