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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혁명적 아방가르드의 가능성을 질문하다
21세기 혁명적 아방가르드의 가능성을 질문하다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1.03.14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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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 『플럭서스 예술혁명』(조정환·전선자·김진호 지음, 갈무리, 2011)

‘플럭서스(Fluxus)’는 라틴어로 변화, 변동을 의미하는 말이다. ‘인간의 내부에 잠재해 있는 힘과 강도’, ‘항상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그리고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힘’을 가리킨다. 이 말이 하나의 예술운동으로 수렴된 것은 리투아니계 미국인 조지 마키우나스(George Maciunas, 1931~1978)에 의해 적극 채택되면서부터다. 이후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비롯 존 케이지, 요제프 보이스, 오노 요코 등의 예술가가 플럭서스 예술운동을 더욱 키워나갔다. 플럭서스 예술운동은 20세기 초반 급진적 예술운동인 미래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상황주의의 역사적 예술체제에 대한 항의, 거부, 비판, 파괴의 정신을 계승하고, 감성적 예술체제인 실험, 구축, 유희에 주력해 예술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플럭서스 예술혁명』은 ‘플럭서스 예술운동’에 관한 국내 첫 본격 연구서다. 책의 출간 배경에는 올해가 플럭서스 예술가 백남준 사후 5주기, ‘플럭서스 선언문’ 작성자인 조지 마키우나스 탄생 70년이라는 것도 작용한다. 점점 더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가 뒤섞이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예술적인 것에 대한 제도적·전통적 통념을 넘어, 예술과 삶 그리고 존재와 생명의 통일을 실천했던 ‘플럭서스 총체예술’은 시사점이 풍부한 텃밭을 제공한다.

저자들이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인물은 근대 구성주의 음악과 작품을 넘어 잡음, 소음, 침묵, 자연의 소리 등이 배제돼 온 삶·생명의 소리를 예술화한 비구성주의 작곡가 존 케이지, 도발적 오브제를 사용하고 음악, 시각예술, 무대예술, 시 등 상이한 예술매체를 통합한 행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 텔레비전, 위성 등의 소통도구를 통한 매체예술을 시작으로 미지의 것을 추구하고 그와의 만남을 실험한 탈목적론적 예술가 백남준 등이다.

예술의 상품화와 금융화는 ‘플럭서스 예술운동’에 새로운 저항과 파괴의 방향성을 부여하고 있다. 으리으리한 화랑이나 뮤직홀의 울타리를 넘어 ‘대중’에게로 예술을 열어주고자 하는 이 플럭서스 예술운동이 21세기의 혁명적 아방가르드가 될지 주목된다.

도서출판 갈무리가 새롭게 선보이는 ‘다중지성 총서’ 첫 번째 책으로, 2007년부터 인터넷으로 진행된 강좌들을 정선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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