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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파묻힌 한의학 계보 '한눈에'
역사 속에 파묻힌 한의학 계보 '한눈에'
  • 교수신문
  • 승인 2011.03.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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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儒醫列傳』

부제가 ‘유의열전’인 것처럼, 이 책은 그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儒醫의 존재를 드러내주는 책이다. ‘유의’란 유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의학의 이치를 연구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당시 지식인들 가운데 의학의 이치에 통달했거나 의학 연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을 말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실학자 정약용 같은 이를 가리킨다. 『여유당전서』에 醫書를 두 종 포함시킬 정도로 의학연구에 정진했던 정약용이었다.

허준, 유이태, 양예수, 전순의 등 공중파 방송 사극물을 통해 회자되던 몇몇 한의사를 제외하면 이 책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인물들은 유학자 혹은 철학자들이다. 박제가, 이익, 이황, 최한기, 그리고 세조 이유, 정조 이산 등이 의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던 인물이다. 저자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이렇게 역사 속에 파묻혔던 유의들의 활동과 업적을 좇아 한국 한의학의 위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우리 한의학의 역사를 세운 유의’라는 표상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저자는 역사 속의 이 인물들이 유의가 된 이유로 학문적 탐구심, 가업계승, 사회적 변혁에 따른 진로의 변경, 자신의 건강 문제나 부모의 질병, 주위의 권유, 도교와 양생술에 대한 탐구가 의학연구로 이어진 경우, 이용후생의 실천을 위해 의원이 된 경우 등을 꼽았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기본 시선은 조선 지식인 한의사들이 어떤 식으로 자연관, 인간관, 질병관, 치료경험을 축적하면서 의학사에 기록될 업적을 이뤘는지, 어떤 방식으로 대중의 삶과 사회 변혁에 기여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유의 가운데 빙허각 이씨, 사주당 이씨 등 여성 실학자 겸 유의들을 발굴해 포함시켰다는 것, 수의학과 법의학을 강조한 부분이다. 민족의학으로서의 한의학의 인적 계보를 한 눈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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