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인문학 외
돈의 인문학 외
  • 북학 기자
  • 승인 2011.02.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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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새로나온 책

■ 돈의 인문학,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271쪽, 13,000원
‘길거리 인문학자’로 불리는 저자가 돈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책이다. 저자는 그간 우리가 돈을 물질로 규정하며 오해해왔던 여러 사례들을 되짚으면서 “돈은 물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사회는 돈의 시스템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등과 같은 놓칠 수 없는 것들이다. 황금만능의 시대, 경제학적인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눈으로 돈을 바라봐야 하는 당위들이 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2부 ‘대안경제의 모색’은 인문학적 사유의 호소력 짙은 주장을 담고 있다.

■ 맹자, 이종찬 편역, 새문사, 699쪽, 27,000원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분야에 두루 뛰어난 사상을 담고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면서도 『논어』에 비해 덜 읽히고 있다. 일반인들이 읽기에 다소 어렵다고 여겨져왔기 때문일 것이다. 편역자는 2300년 전의 맹자를 서울로 불러내, 오늘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를 주제별로 묶어 질의 응답하는 식으로 꾸몄다. 크게 2부로 나눠, 1부에서는 쉽게 『맹자』를 읽을 수 있도록 전체 내용을 주제별로 풀어냈으며, 2부에서는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실었다.

■ 무의 수학 무한의 수학, 찰스 세이프 지음, 고종숙 옮김, 시스테마, 288쪽, 15,000원
수학, 철학, 과학, 종교사의 획은 그은 개념 ‘제로’ 이야기. 오늘날 제로(0)는 숫자와 기호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폭탄의 낙하점을 의미하는 군사용어 ‘그라운드 제로’, 승패를 합쳐 0이 되는 ‘제로섬 게임’처럼 사회로 확장돼 사용될 정도로 현대인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과연 제로는 어떻게 등장했으며,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뉴욕대 교수로 있는 저자는 수학사를 넘어 인류사의 한 획을 그은 제로가 지닌 위력을 그 출현부터 억압과 성장 등 ‘제로의 일대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 생각과 말-심리학적 탐구, 비고츠키 지음, 배희철·김용호 옮김, 살림터, 690쪽, 33,000원
1924년 러시아 제2차 심리학 대회에서 의식 연구방법으로 파블로프의 조건반사가 적합하지 않다는 글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비고츠키의 역작이다. 비고츠키는 학습이 발달을 주도한다고 주장해 피아제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는 교육과 전면적 발달을 통해, 발달을 선도하는 교수-학습 방법을 통해, 근접발달영역을 창출하는 인간들의 협력활동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협력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소통하는 민주시민으로, 세계를 창조하는 자유의지를 지닌 사람으로 변화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 신의 이름으로-종교 폭력의 진화적 기원, 존 티한 지음, 박희태 옮김, 이음, 468쪽, 22,000원
선을 추구하는 종교가 왜 폭력과 갈등을 부르는가. 이 책의 전체 테마는 이 질문에 묶여 있다.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은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폭력이다. 이 책은 선을 추구하고 도덕의 준거를 마련해주는 종교가 어떻게 폭력을 낳은지에 관한 진화심리학의 최근의 연구성과들을 집대성했다. 인류가 번성하기 위해 발달시킨 도구의 하나로서 종교와 그 한계를 살펴보고, 종교 폭력을 근절시킬 방안을 모색한다.

■ 음악철학, 웨인 D.보먼 지음, 서원주 옮김, 까치, 624쪽, 25,000원
캐나다 브랜든대 음악과 교수인 저자는 ‘음악의 본성과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고대 그리스 철학, 관념론, 형식주의, 상징이론, 음악사회학,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걸친 광범위한 음악철학 사상을 살펴봄으로써 그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음악철학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쓰인 책이어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한슬릭, 퐁티, 아도르노, 아탈리, 괴트너-아벤드로스 등 ‘철학자들’의 관점을 한 권에 담아내려는 의욕이 가득하다.

■ 이돈화 연구, 허수 지음, 역사비평사, 296쪽, 26,000원
한국근대지성사의 주요 인물인 이돈화(1884~1950?)는 식민지시기 천도교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언론인으로 활약했다. 조직가나 운동가로 활동하기보다는 주고 글쓰기나 순회강연 등 이론적 실천에 치중했다. <개벽>을 창간하고 편집인으로 일했으며, 『新人哲學』(1931)등을 저술했다. 동학의 사상적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서구의 근대사상을 수용해 종교철학적 사유를 전개한 데서 그의 독특한 지성사적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이돈화를 가리켜 “민족 정체성이나 계급적 정체성의 도식만으로는 충분히 해명되지 않는 인물”이라고 평하면서, 한국사회의 근대성 형성이라는 포괄적 맥락에서 조명하고자 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돈화 사상의 중핵은 ‘인간해방’에 있으며, 그에게 ‘인간’은 이원론적 대립항을 조화시키고 통합할 실재였다. “이돈화의 ‘인간’ 개념은 민족주체나 계급주체를 초월하는, 시공간적으로 광활한 구도 속에 놓여 있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 인권의 발견, 윌리엄 J. 탤벗 지음, 은우근 옮김, 한길사, 380쪽, 22,000원
원저의 책 제목은 『Which Rights Should Be Universal?』(2005)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인권의 ‘보편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탤벗은 인류의 역사를 검토함으로써 이 물음에 대답하고자 했다. 이는 곧 ‘보편적 진리’인 인권을 ‘발견’하는 도덕적 진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풍부한 역사적 사례와 명쾌한 비유를 통해 인권에 대한 상대주의의 맹점을 지적하고, 제국주의의 함정을 피해 보편적 인권 목록을 찾아가는 저자의 논의를 통해 우리시대 인권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다. “도덕의 진보는 ‘공통의 행동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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