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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사립대 신임교수 절반이 경력교수
수도권 사립대 신임교수 절반이 경력교수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02.2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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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동 분석]교수들 대학 이동 경향 뚜렷 ... 년 평균 480명 규모

대학이동 가능성은 ‘의약>교육>사회>공학’순

 

2000년 이후 4년제 사립대 교수 가운데 해마다 평균 480여명이 대학을 옮긴다. 해마다 새로 뽑는 교수 3~4명 중 1명은 대학을 옮긴 ‘경력교수’다. 서울지역 안에서 옮긴 경우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경력교수의 절반 정도는 의약계열 전공자다. 대학을 옮길 수 있는 가능성은 의약, 교육, 사회, 공학 순으로 높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대학 이동에 연구 실적이 끼치는 요인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대학교수의 고용구조와 대학 간 이동’을 분석한 결과다. 채 연구위원은 지난 11일 중앙대에서 열린 ‘2011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이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사립대 교수만 대상으로 했지만, 국내에서 대학교수의 이동 실태와 요인을 분석한 실증적 연구는 거의 처음이다.

□ 교수 이동 현황은= 채 연구위원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의 ‘연금납부 소속기관 변경’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신규채용 교수 대비 경력교수 비율’을 보면 90년대 들어 상승세가 가파르다. 90년 9.0%였던 비율이 2000년에는 20.6%로 상승하더니 2007년 33.0%, 2008년 31.8%로 올랐다.
83년(109명)과 89년(107명)을 제외하면 100명을 넘지 않던 경력교수 숫자도 94년(132명) 이후에는 96년 147명, 98년 189명, 99년 201명 등으로 늘었다. 2000년대 들어 경력교수가 급증했다. 2000~2008년에는 신임교수 1만1천454명 가운데 4천318명이 경력교수다. 한 해 평균 480명이 대학을 옮긴 셈이다.
특히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신임교수의 50%가 경력교수다. 2000년 27.2%였던 경력교수 비율이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50.9%, 46.5%로 뛰어올랐다. 이후 2005년까지 27.2%로 떨어지더니 2006년 38.8%, 2007년 46.4%, 2008년 53.9% 등 2005년 이후 급등세로 돌아서고 있다.

□ 누가, 어디로 옮겼나= 그렇다면 누가, 어디로 대학을 옮겼을까. 2000~2008년 사이에 처음 임용됐으며 이 기간 중 대학을 옮긴 경험이 없던 교수들 중에서 2009년 이후 대학을 이동한 4년제 사립대 교수 190명과 그렇지 않은 1만751명을 비교했다. 의약계열 교수들의 이동이 가장 빈번했다. 92명이 대학을 옮겨 전체 경력교수의 48.4%를 차지했다. 이어 사회계열 18.9%(36명), 자연계열 8.4%(16명), 인문계열 7.4%(14명), 공학ㆍ교육계열 6.3%(12명) 등의 순이었다.
경력 교수의 50.5%는 이동 전 대학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이었다. 이는 대학을 옮기지 않은 교수의 38.1%에 비해 높은 것이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있는 교수들의 이직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대학은 10.5%, 지역 대학은 38.9%로 나타났다.
지역 간 이동 실태를 보면 서울 안에서의 이동이 44.7%로 가장 많았다. 지역에서 서울이나 경기, 인천 지역 대학으로 이동한 비율은 21%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옮기는 패턴이 깨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이동에 미치는 요인은= 대학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공에 따라서도 대학 간 이동 가능성에서 차이가 컸다. 특히 인문계열에 비해 의약계열 교수들의 이직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교수와 대비해 의약계열은 4.2배, 교육계열은 2.3배, 사회계열은 1.6배, 예체능계열은 1.5배, 공학계열은 1.3배의 순서로 이직 가능성이 높게 분석됐다. 자연계열만 0.7배로 유일하게 인문계열에 비해 이동 가능성이 낮았다.
소속 대학의 연구비가 많을수록 이동 가능성은 낮아지는 반면 논문 게재 건수로 표현할 수 있는 연구 실적은 이동 가능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지역대학 교수중에서는 연구 성과가 많을수록 대학 간 이동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적어도 같은 서울 소재 대학 간에는 연구업적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채 연구위원은 “대학 간 이동이 점점 늘고 있지만 연구실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인맥이나 네트워크 등도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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