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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마르셀 뒤샹' 외
[새로나온 책] '마르셀 뒤샹' 외
  • 교수신문
  • 승인 2010.12.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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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 베르나르 마르카데 지음, 김계영·변광배·고광식 옮김, 을유문화사, 764쪽, 32,000원
앙드레 브르통이 ‘20세기 최고의 지성인’으로 일컬은 뒤샹은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현대예술에 일대 변혁을 일으킨 위대한 예술가로 손꼽힌다. 이 책의 저자인 파리-세르지 국립고등미술학교 미학 및 예술사 교수 베르나르는 “르네상스 시대에 시작된 조물주로서의 예술가의 모습이 피카소에 영속되고 있다면, 새로운 현대 예술의 전형은 뒤샹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예술사가의 입장에서 뒤샹의 독창적이고도 급진적인 작품 세계를 면밀하게 분석했으며, 도발적 예술가 뒤에 숨어 있는 인간 뒤샹의 모습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옮긴이들은 뒤샹 작품의 일부인 특유의 ‘언어유희’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옮긴이 주를 제공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反자본 발전사전, 볼프강 작스 외 지음, 이희재 옮김, 휴머니스트, 680쪽, 32,000원
책의 부제는 ‘자본주의의 세계화 흐름을 뒤집는 19가지 개념’이다. 성장과 개발을 절대선으로 믿어온 하나의 고정관념을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개념사전이자 앤솔로지다. 이반 일리치, 반다나 시바, 볼프강 작스를 비롯한 세계의 저명한 발전 비판론자들이 각각의 개념에 숨겨져 있는 맥락과 전제들을 보여주면서 서구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우리에게 반성과 성찰을 촉구한다. 발전, 환경, 평등, 도움, 시장, 요구, 한 세계, 참여, 계획, 인구, 빈곤, 생산, 진보, 자원, 과학, 사회주의, 생활수준, 국가, 기술 등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19가지 개념에 대한 전복적 사유를 펼쳐주고 있다.

비스마르크 평전, 강미현 지음, 에코리브르, 768쪽, 38,000원
‘비스마르크’ 연구에 20여 년 동안 헌신해 온 저자의 내공이 번득이는 책. 광범위한 사료 섭렵과 깊은 역사 지식, 그리고 전문 연구자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평전이다. 이 책을 만나면 비스마르크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19세기 유럽사와 독일 근대사 등도 자세히 손에 쥘 수 있다. 통독 20년을 맞아 독일의 전체 역사와 함께 비스마르크 인물과 정치에 대한 재조명이 진행되고 있다. 21세기의 정치문화에 부합될 수 없는 한계를 지닌, 근대적 신화의 장본인인 비스마르크를 어디에 정립할 수 있을까. 저자의 이 평전은 그런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실체에 이르는 길 1·2, 로저 펜로즈 지음, 박병철 옮김, 승산, 각권 856쪽, 각권 35,000원
화가 에셔의 「폭포」, 「상승과 하강」에 영감을 준 수학자이자 수리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의 대단한 책이 번역됐다. 그는 현재 傘壽(80세)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옥스퍼드대 수학과와 라우스 볼 석좌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물리계의 양태와 수학 개념 간의 관계’이다. 플라톤 입체에서 피타고라스 정리로, 피타고라스 정리에서 복소수로, 미분연산자로, 해밀토니안으로, 양자역학으로 차근차근 이어지는 설명에는 필연적으로 수많은 공식이 수반되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물리학의 정수를 명료하게 획득할 수 있다. 상대성이론과 초끈이론에 쓰인 수학의 중요한 특성(복소수 체계와 대칭)으로부터 ‘스핀네크워크 이론과 트위스터 이론’이란 자신의 독특한 대안을 이끌어낸다.

왕양명 실기, 박은식 지음, 이종란 옮김, 한길사, 464쪽, 25,000원
이 책은 구한말 계몽사상가이자 언론인, 교육자, 역사학자 및 저술가, 독립운동가, 대한민국임시정부 대통령을 지닌 박은식이 중국 양명학을 창시한 왕수인의 일대기와 사상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 것이다. 1910년 출간된 『왕양명실기』의 최초 완역이다. 책의 말미에 한문 원문을 실었으며, 옮긴이의 공들인 주가 1천80개 달려 있다. 이 책의 의미는 박은식이 유교를 개혁하고자 하는 최초의 주장(주자학 비판)을 펼친 데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양명학에 대한 저자 박은식의 독특한 견해, 왕수인과 양명학에 대한 대중적 소개 등이 특징적이다.  

이성 1, 볼프강 벨슈 지음, 조상식 옮김, 이학사, 575쪽, 33,000원
이성의 죽음이 철학에서 선포된 지 꽤나 시간이 흘렀다. 독일 예나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효용성이 평가절하된 이 ‘이성’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비판에 직면한 이성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시도한다. 원서의 부제는 ‘우리 시대의 이성 비판과 횡단이성’이다. 책의 전반부에서 지은이는 이성에 관한 이론과 이성 비판의 주요 입장들을 다루고, 후반부에서 현대의 이성 비판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오늘날 여전히 쓸모 있는 이성 개념’으로 ‘횡단이성’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번역은 원서의 전반부를 번역한 것으로 책의 후반부인 『이성 2: 횡단이성』이 번역 중에 있다

조선후기불교장인인명사전-건축과 석조미술, 최선일·안귀숙 지음, 도서출판 양사재, 352쪽, 30,000원
조선후기 사찰의 건물과 석조미술을 만든 승장과 사장들의 생애와 활동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사전. 이 책은 1598년에서 1910년까지 사찰의 대웅전과 영산 등의 전각을 창건하고 중건한 스님과 일반 장인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사전에 언급된 승려장인은 1천900여명으로, 이중에서 건물과 석비 등의 건립을 주도한 도편수 등만 해도 632명에 달한다. 이런 인물들의 계보를 밝힌 국내 최초의 인명사전이다. 한국불교미술 연구의 단단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술평론가 최열은 이 책을 두고 “안개 속에 가려져 있을 조선 불교미술사의 근거이자 등불과도 같은 성취”라고 평가했다.

바로 잡습니다
□ 지난 585호 ‘새로 나온 책’에 소개된 『학문과 예술의 이론적 탐구』의 저자는 김채수 고려대 교수(일어일문학과)이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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