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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치료
[건강] :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치료
  • 교수신문
  • 승인 200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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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8 13:12:13
김우중 / 서울삼성안과 원장

흔히 ‘눈물’을 기쁘거나 슬플 때 흘리는 액체쯤으로 생각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안구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하고 있는 눈물층은 눈 건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이 눈물층은 지방질, 수분, 점액 성분이 층을 이루면서 눈 표면을 보호하고 정상적인 시력을 위한 매끄러운 표면의 유지, 외안부 세포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이 눈물층이 양적으로 부족하거나 질적으로 정상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포괄적으로 안구건조증이라고 부른다.
안과 진찰 환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안구건조증이란 진단을 받고 의아해한다. 평소 눈물이 많다고 생각해온 사람들일수록 그런데, 눈물양이 정상 분비되더라도 눈물층의 유지,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안구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만성결막염, 안검(눈꺼풀)염 등을 흔히 동반하는데 이들 질환들은 만성화하면서 서로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첫째, 눈꺼풀의 깜박거림 이상이다. 눈꺼풀의 구조적 이상, 질병, 수술(미용쌍꺼풀 수술) 등이 모두 눈물층에 장애를 일으켜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눈꺼풀의 탄력성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한 원인이 된다. 오랜 독서나 컴퓨터 작업도 자연스런 눈 깜박임의 횟수를 떨어뜨릴 수 있다.
둘째, 안구 표면에 해당하는 결막, 각막의 모든 이상이 눈물층에 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인 염증, 수술 장기간 안약의 사용, 기타 외안부 질환들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눈물층을 이루는 지방 성분, 수분, 점액 성분들의 부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들 성분을 분비하는 눈물샘이 퇴화하거나 전신 질환(류마티스 관절염 등), 전신 약물(고혈압 강하제, 신경계 약물 등)투여에 의해 그 분비가 떨어질 때 안구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다. 과거의 안구건조증은 중년 이후 특히 폐경기전후 여성에게서 전신질환과 동반된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넷째로 콘택트렌즈처럼 눈물 순환에 직접 장애를 줄 수 있는 원인도 있다.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많은 것처럼 마찬가지로 그 증상도 매우 다양하다. 윤활유가 부족하면 기계가 부드럽게 돌지 못하듯이 눈물층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눈 바깥쪽에 모래알이 구르는 듯한 이물감을 느끼는 ‘뻑뻑함’이다. 환자에 따라 주관적인 차이가 있어서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두통까지 함께 느끼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각막의 표면 손상이 심할수록 증상이 심한데 콘택트렌즈를 장기간 사용해왔던 사람은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 동반한 흔한 증상은 쉽게 눈이 충혈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눈물층의 유지는 시력에 상당히 중요한데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환자 본인은 눈앞에 막이 낀 듯이 실제 시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눈 자체의 보는 능력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증상으로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할 때 쉽게 눈이 피로해지고 눈꺼풀이 저절로 감기는 현상도 나타난다. 눈물층이 덮고 있는 각막은 신경 말단이 발달하여 자극에 가장 예민한 부분인데 눈물층의 이상으로 각막이 부분적으로 공기에 직접 노출되면 눈부심, 자극 증상과 함께 눈물이 나고 눈꺼풀이 감기게 된다. 환자들이 바람이 불면 오히려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자신의 안구가 건조하다는 것을 잘 납득하지 않는 것이 이 때문이다. 드물게 신경 이상, 일부 각막 질환에서 각막의 지각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심한 안구건조증과 동반하여 심각한 각막 궤양, 천공이 될 정도에 이르고도 별 증상을 못 느낄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완치가 어렵다. 이 질환은 만성적이지만 대부분 시력에 장애를 초래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인공눈물이다. 눈물층이 부족하므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눈물을 횟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상품화된 인공 누액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약제마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른 반응을 보이므로 사용자가 가장 편안한 것을 선택한다. 인공 누액은 장기간 자주 점안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건조증에 많이 동반되어 있는 각·결막, 눈꺼풀의 염증이나 질환은 동시에 치료를 병행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드물지만, 눈물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제도 더러 사용한다. 코로 내려가는 눈물길을 막아 눈물층을 지속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나이가 든 사람에게 효과적이지만 눈물 흘림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눈꺼풀의 이상이 있거나 안구 표면 질환을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안구건조증의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노력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건조증을 유발, 악화시키는 환경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 가습기를 사용하고, 잘 때 물안경을 착용하거나 눈 주위에 음식물용 랩을 덮는 방법도 사용해 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한두 번의 치료나 수술로 완쾌되는 병이 아니라, 불편함의 차이가 있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극복이 가능한 만성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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