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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정치·경제 속 正義에 주목했다
혼탁한 정치·경제 속 正義에 주목했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0.12.13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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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가 뽑은 ‘올해의 책’

젊은 학문후속세대들은 올해 가장 의미 있는 대중 교양서로 『정의란 무엇인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꼽았다. 가장 의미 있는 학문적 저술 작업으로는 강신준 동아대 교수(경제학)가 완역한 『자본』을 들었다.

<교수신문>은 석·박사 채용정보 웹사이트 ‘교수잡’(www.kyosujob.com) 이용자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하는 박사와 박사수료, 박사과정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올해의 책’을 이메일 설문조사했다. 시간강사와 연구원, 연구·강의교수 등을 대상으로 했고, 102명이 응답했다.

학문후속세대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쓴『정의란 무엇인가』(이창신 옮김, 김영사, 2010)를 주목했다. 33명(32.4%)이 이 책을 선정했다. 응답자들은 “자유주의 시장질서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에게 진정한 의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며 “우리나라가 최근 겪고 있는 사회 양극화 현상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주는 책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올해 화두로 떠오른 공정사회 등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논의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상황에서 정의를 찾고자 하는 대중에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라고 전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김희정·안세민 옮김, 부키, 2010)도 15명(14.7%)이 올해 가장 의미 있는 ‘교양서’로 선정했다. 장 교수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와 관련된 23가지 통념을 비판하면서 자유시장주의를 넘어 더 나은 자본주의를 지향하자고 제안했다. 신자유주의 경제에 대한 설득력 있는 비판이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학문후속세대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었다”며 “교양서이지만 학술서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비전공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시장원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 주었다”라고 했다.

학문후속세대들은 이외에도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혼창통 :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이지훈, 쌤앤파커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등을 의미 있는 대중 교양서로 선정했다.

올해 가장 의미 있는 ‘학술서’는 전공분야별로 다양한 책들이 제시됐는데, 강신준 동아대 교수가 독일어 원전을 처음으로 완역한 『자본』(전 5권, 길,2010)을 6명(5.8%)이 추천했다. 이 책을 추천한 한 연구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맞물려 마르크스 경제 이론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20여 년 동안 마르크스 경제학을 연구해 온 강신준 교수가 영어판이 아닌 독어판을 다시 엄격한 연구자의 자세로 번역을 마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했다.

올해 5월에 출간된 『정의란 무엇인가』는 12월 3일 출고 기준으로 62만부가 나갔고, 11월에 나온『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12월 10일 출고기준으로 18만부가 나갔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으로는 이례적인 판매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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