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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폭발 대비 ‘국제 공동연구’ 제기 … “국가안보·민족정립 문제죠”
화산 폭발 대비 ‘국제 공동연구’ 제기 … “국가안보·민족정립 문제죠”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11.08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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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백두산 화산 분화 연구’ 주장하는 윤성효 부산대 교수

윤성효 부산대 교수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에 대한 기초 연구 작업을 수행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52세, 지구과학교육과·사진)는 최근 열린 2010년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발표회에서 “백두산의 과거 분화 이력을 조사하고 위성 관측 및 지구물리 관측을 병행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두산은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위협적인 화산 중의 하나다. 점성이 높은 규장질 마그마가 지표로 상승해 깊이가 얕아지고 임계조건을 넘을 경우 일시에 고압의 화산가스가 팽창하면서 강렬한 화산재와 부석의 대폭발을 수반해 분화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백두산이 폭발적으로 분화할 경우 편서풍의 영향으로 북한 함경도 일원의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은 무용지물이 되고 한국을 포함한 인접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윤 교수는 학술발표회에서 백두산 화산의 폭발적인 분화피해에 미리 대비하고 지질재해를 완화하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 마그마 플러밍(Plumbing) 시스템을 통해 현재 백두산 화산 안에 마그마가 어디에 있고 양이 얼마나 되는지, 속도와 방향이 어떤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상세연구 시스템이 없다. 중국에서도 관측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예측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윤 교수는 화산 암석학 전공자로, 화산연구를 수행하면서 지난 1990년부터 백두산 화산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1993년부터 관련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면서 매년 백두산을 방문하는 등 연구를 계속해 왔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이 큰 상황이다. 윤 교수는 “중국은 한국 사람이 와서 백두산을 촬영하거나 연구하는 것에 상당히 거부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백두산이 우리의 실효적 지배영토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연구가 어렵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간 기구와 비공식적인 공동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국제 공동연구 필요성을 제기한 이유도 그래서다. 화산 분화 경험을 갖고 있는 일본, 미국 등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연구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한편 남북 공동으로 ‘백두산 화산 모니터링을 위한 과학시추 프로젝트’ 추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첨단 연구실적을 가진 일본 도호쿠대, 백두산 천지화산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 국가지진국 활화산연구센터 등을 예로 들며 “가능하다면 러시아, 북한 연구기관의 핵심 연구자들도 참여해 국내 연구자들과 연구협력 교류를 통해 기초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다면 각 나라의 화산 연구기반을 보다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백두산 분화를 연구하고 대비하기 위한 국내 학계의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백두산 화산의 과거 분화 이력을 지질조사를 통해 정확히 조사하고 화산성 지진, GPS, 지자기(지구와 지구 주위에 나타나는 자석과 같은 성질), 수온과 가스 측정, 기타 물리탐사 자료, 원격탐사 등과 관련한 전문연구팀을 구성해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관측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윤 교수는 “전문 연구팀이 구성되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연구비 지원이 절실히 요구될 것”이라며 “백두산 화산 분화 피해를 대비하고 지질재해를 완화하는 것은 국가안보 차원뿐만 아니라 백두산의 지질, 자연환경, 생태계 연구와 같은 학문적 차원, 나아가 민족 정립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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