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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구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싶다
[나의 연구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싶다
  • 박성준 전남대·전기공학과
  • 승인 2010.11.08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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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03년도에 전남대에 부임한 뒤, 7년째 산업전자응용실험실을 꾸려나가고 있다. 학생들은 무수히 많은 질문을 하지만, 필자는 학생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어요?” “저도 잘 할 수 있을까요?” 필자는 답변은 이렇다. “머리 좋은 놈은 성실한 놈 못 이기고, 성실한 놈은 즐기는 놈 못 이긴다. 즐겨라! 그러면 세상은 너의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의 정전기 발견으로부터 시작된 전기는 1879년 토마스 에디슨의 전구와 1886년 N.테슬라의 유도전동기 발명 후, 약 100년 동안 조용히 세상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학문으로서 거듭나며 자리매김 해왔다. 다양한 전기 분야에서 나의 연구실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력변환장치, 모터 드라이브 연구가 주 연구대상이며, 현재는 풍력발전, 태양광 발전, 디젤발전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씩 전남 석곡에 있는 하이브리드 실증연구소를 방문해 세미나를 할 때면, 풍력발전기가 허수아비처럼 서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교수들은 대부분 그렇듯, 그것이 나의 고민거리이다. 

왼쪽부터 최상규(석사1) 박인선(석사1) 정승태(석사1) 박병우(석사2) 김승룡(석사2) 임상길(박사1) 이용재(석사1) 이상혁(박사2) 김기선(박사4) 이준호(석사2) 이호(석사2) 장대현(삼달풍력발전소 연구소장) 박성준 교수 김진배(석사1) 이화춘(박사2) 김춘성(석사2) 김승애(석사1)


해가 거듭 될수록, 연구실에는 학생들과 실험설비들로 가득차고 있으며, 이런 상황 속에서 나의 존재의 이유를 찾곤 한다. 나의 실험실은 1년에 한 차례의 실험실 총 모임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 1년에 2번은 학생들과 실험실 여행을 떠난다. 지난 제주도 하이킹은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면으로 간직하고 싶다. 학생들의 끈기와 인내심에 박수를 보내며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며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들은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다음에는 학생들과 어디로 갈 것인지 장소를 물색하는 게 때론 부담감이 되지만, 삶의 큰 활력소가 된다. 언젠가는 학생들과 함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필자의 연구실은 박사과정 4명과 석사과정 11명, 사무원 1명, 하드웨어 설계자 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4개의 팀으로 운영, 관리되고 있다. 1년 사이에 학생 수가 급증해 어떻게 관리하고 교육시켜야 할지 고민거리였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를 각자 선택해 기본부터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문제는 학생 수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눈높이 교육을 하고, 그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문제 일듯 싶다.

항상 학생들이 부단히 노력하는 흐뭇한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도 꺼지지 않는 우리 실험실을 생각하면서 나는 오늘도 나의 학생들을 위해서 펜을 잡는다.

박성준 전남대·전기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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