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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이 아니라 UN이어야 하는 까닭
G20이 아니라 UN이어야 하는 까닭
  • 교수신문
  • 승인 2010.11.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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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읽는 책갈피]『스티글리츠 보고서』 조지프 스티글리츠·세계통화와 금융체제 개혁을 위한 유엔총회 전문가위원회 지음 | 박형준 옮김 | 동녘 | 2010

이 보고서를 읽는 독자들은 우리가 말한 것과 (가령) G20의 공식 발표문 사이에 상당한 중복이 있음을 알아차릴 테지만, 또한 중요한 차이점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제기한 이슈들은 세계적 차원과 국가적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기존 세계 통화 체제의 문제점들과 대마불사 논리를 가진 금융기관의 성장과 같은 문제들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이제 새로운 관점에서 금융과 자본 시장 자유화 정책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은행 비밀주의는 단지 조세 납부 성실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개도국에게는 부패와의 전쟁과도 관련돼 있다. 이는 또한 조세 회피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요 금융 중심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세계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선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는 일이다. 새로운 제도는 더 민주적이어야 하며, 개도국에게 더 많은 발언권을 부여해야 한다.

우리가 다루려고 한 다양한 이슈들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위기는 복잡하고 다면적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짧은 보고서가 논란 중인 모든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의 야망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바는 세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계 경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개혁은 세계 전체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전 세계 빈민층과 저개발 국가의 복지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 이들은 이번 위기에서 무고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

유엔은 이 모든 이슈들을 다룰 수 있는 정치적 정당성과 권한을 지닌 유일한 국제기구다. 유엔만이 지금까지 언급한 세계적 차원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도전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책들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적인 방식으로 고려할 수 있다. 유엔과 유엔의 다양한 산하 기구들은 2차대전과 대공황을 통해 생겨났다. 이번 위기는 유엔이란 기구 자체와 세계 경제 관리에 관한 유엔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본 위원회의 회원들은 유엔총회 의장의 발의를 환영하는 것이다. 본 위원회의 연구는 광범위한 유엔의 관심사와 임무를 반영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위기의 여파, 위기 대응과 저개발 국가와 신흥 시장에서의 위기재발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정책들의 영향력 그리고 전 세계 빈곤층에 초점을 두었다.

□ 석학 스티글리츠와 유엔이 함께 작성한 이 보고서는 G20이 세계 경제를 대표할 수 없으며, 유엔이 대표가 돼 ‘글로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세계 정치경제 체제를 구상하자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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