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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문’의 근간이 흔들린다 … 국내박사 수준 提高 방안도 모색”
“‘우리 학문’의 근간이 흔들린다 … 국내박사 수준 提高 방안도 모색”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0.11.01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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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학회, ‘국내박사 쿼터제’ 도입 입법 추진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대학과 교수들이 반성해야 한다.” 지난달 25일 열린 ‘국내박사쿼터제 도입’ 토론회에서 국내 대학의 임용실태와 대학원 실태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주제발표를 한 명승환 인하대 교수(행정학)는 “조기유학의 증가와 국내박사 기피현상, 대학원 부실이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 향후 대한민국 교육 주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 대학원 교육의 내실화와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의 진출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박사의 대학 진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국내박사를 대학 교수 임용에서 30%를 할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행정학회가 주최한 ‘국내박사 쿼터제 도입 방안’ 토론회가 지난달 2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학문후속세대 양성과 대학원의 문제가 중심적으로 제기됐다.
사진: 김봉억 기자


토론회에서는 해외박사 선호 현상에서 시작해 학문생산구조의 붕괴와 국내 대학원의 문제로 논의가 모아졌다. 김성일 고려대 교수(교육학)는 “국내박사 쿼터제 도입은 국내박사의 차별을 명시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우리 학문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대학원에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취업이 잘 안되기 때문”이라며 “한시적으로 국내박사 쿼터제를 도입하면서 국내 박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수 한성대 교수(행정학)는 “교수가 가르친 학생이 실력이 없다는 말은 곧 지도 교수의 실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경쟁력이 높은 대학은 이류학생을 받아 일류로 키워 내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임순광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사무처장은 국내 박사 쿼터제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쿼터제 도입 이외에 다른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처장은 “대학뿐만 아니라 정부 출연기관을 비롯해 공공기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쿼터제를 실시해도 서울·연·고대 출신과 차별문제는 그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할당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행정학회는 이날 발표한 국내박사 쿼터제 입법을 추진하면서 국내박사 쿼터제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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