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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교수 파면 논란
대구가톨릭대, 교수 파면 논란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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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4 17:59:10
대구가톨릭대가 정년보장 재임용 심사에서 제자의 학위논문을 공동연구업적으로 제출한 교수에 대해 표절로 판정하고 지난 4월 파면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최근 “올해 정년보장 재임용 심사대상자 가운데 경영학부 장 아무개 교수가 저서 3편과 논문 2편을 표절한 사실이 확인돼 파면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만식 교수는 대학측의 결정에 불복하고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는 한편, 대구지방법원에 파면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정소송에 들어갔다.

장 교수는 대학측이 표절로 지적한 2편의 논문에 대해 “지도교수로 참여한 제자의 박사학위논문으로, 학술지에 게재할 때 공동명의로 제출하는 것은 학계의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함께 정년보장 재임용, 기간제 재임용 심사를 받은 교수들 가운데 제자들의 학위논문을 공동연구자로 학술지에 실은 경우가 10여건에 달한다”며, “편파적인 적용”이라고 말했다. 저서의 경우에도 “학술저서가 아니라 강의를 위한 교과서로 이는 기존에 나와 있는 책들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 교수의 논문을 실은 ‘산업경영학회’가 최근 “장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볼 수 없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와 장 교수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 대학 교수협의회(회장 조용석 의류학과, 이하 교협)는 성명서를 통해 “대학측이 박사학위 논문을 공동명의로 학술지에 게재 발표하는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강변해오다 총장과 부총장도 같은 종류의 논문이 다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자연계열은 괜찮으나 인문사회계열은 안 된다는 해괴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2000년 ‘대구효성가톨릭대’에서 ‘대구가톨릭대’로 교명을 바꾸는 과정에서 장 교수가 강하게 반대했던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교협 관계자는 “현 총장 부임 이후 10여명의 교수가 타의에 의해 학교를 떠났다”며, “장 교수도 교협 의장을 맡는 등 교협 활동으로 밉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학측은 “다른 교수들은 정년보장심사에서 표절논문을 연구실적으로 안 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교명 변경 과정에서 반대한 교수에 대해 징계나 경고를 한바 없다”며, 교협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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