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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후 혼합국가·연방주의형 국가구조 개혁 운동 주문
월드컵후 혼합국가·연방주의형 국가구조 개혁 운동 주문
  • 최익현 기자
  • 승인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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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자들의 ‘2002년 월드컵’ 분석 화제
국내외적으로 큰 조명을 받고 있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대해 마침내 사회과학자들까지 합세, ‘월드컵’을 선진 민주주의 일원이 됐다는 신고식으로 평가해, 이후 논쟁도 예상된다.

오는 15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가 개최하는 학술 심포지엄 ‘2002년 월드컵과 한국사회의 재도약’이 바로 그것. 심포지엄에 참여하는 사회과학자들만해도 최장집 소장을 비롯 30여 명에 이른다. 규모로만 보더라도 단순한 축구 경기 분석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심포지엄의 기저 논리. <관련기사 5면>사회과학자들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의 대외적 성공이 대내적 통합에 실패한 사례를 반추하면서,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이 새로운 세계사적 조명을 받을 것으로 진단할 예정이다. 특히 성경륭 한림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표문에서 월드컵이라는 새로운 조건 속에서 국가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방향과 전략을 모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혼합국가(hybrid state)를 국가발전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사회의 전면적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시급한 일은 “세계의 변화 추세와 각국의 동향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미래지향적 세력들이 정치 영역의 지도그룹으로 부상해 실제로 주요 분야에서 정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외형적이고 양적인 변화에만 치중하지 말고, 역동적이면서도 ‘고귀한’,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이 큰 세계대회를 한국인과 한국사회의 내적 성숙을 위한 계기로 삼는 지혜”라고 지적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 정치의 시간이 ‘전근대적 농경사회’, ‘근대적 산업사회’의 시간을 지나, ‘탈근대적 신유목사회’의 시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한 임혁백 고려대 교수의 주장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리 배포된 논문을 통해 임교수는 “월드컵은 폐쇄적인 종족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열린 민족주의, 세계주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독특하게 연방주의형 국가구조 개혁운동을 주문했다. 서울과 지방간의 수직적, 지배-종속의 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지역간 권력분점제도를 채택하는 ‘중위연방주의’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

또 임교수는 포용적 민주주의와 함께 ‘국내적 분단의 종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놓치지 않았다. 냉전시대의 정치유산인 배제주의, 배타주의가 지배하는 ‘색깔론’의 정치는 물론 ‘나눔(sharing)’의 정치가 아니라 ‘나누기(division)’의 분열정치, 분단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주노동자 문제, 시민사회 활성화 방안, 사회복지제도 등 도 폭넓게 논의될 예정이다.

최익현 기자 ihcho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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