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30 (금)
“교육도 ‘연구중심’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교육도 ‘연구중심’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0.09.06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사과정 중심의 학제개편] 홍승표 포스텍 교육정책위원회 위원장(수학과)

포스텍이 연구중심대학의 채색작업에 고삐를 당겼다. 내년부터 기존 ‘4+2+3’(학부·석사·박사과정)체제에서 2년을 줄인 ‘2+2+3’(기초교양, 학부-석사, 박사)으로 바꾼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 취임 직후인 2008년 6월 발족한 포스텍 교육정책위원회 홍승표 위원장(수학과·사진)에게 학제개편의 배경을 물었다.

△ 학부과정 4년 체제에 한계를 느꼈나.
“연구라고 하면 흔히 대학원을 떠올린다. 연구중심대학에서조차 학부과정에서 ‘연구한다’는 것은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학부-대학원’에 선이 그어져 있다. 예컨대 학부는 취업, 대학원은 연구라는 식이다. 실제로 대다수 한국대학의 교과과정이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 학부생(교육)이다. 스스로 준비해서 대학원에 진학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교과과정이 뚜렷하지 않다.
포스텍은 학부생의 70% 정도가 대학원에 진학한다. 신입생 실태조사에서도 ‘박사과정을 목표로 한다’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교과과정 변화, 당연한 것 아니겠나.”

△ 이번 교과과정 개편의 주안점은?
“연구중심대학의 프레임에 맞게 교과과정을 짜겠다는 거다. 취업하겠다는 학생을 위해 경영학 같은 과목을 배울 수 있게 ‘기술경영석사’(학-석사 연계, 5년과정)과정을 따로 마련했다. 그러나 박사과정까지 7년~8년은 여전히 긴 호흡이 필요하다. 학부과정에서 기초를 튼튼히 해야하니 학부과정의 시작을 ‘포스텍 칼리지’(2년)로 짰다.”

△ 해외대학 사례 연구를 많이 했는데, 학부 기초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백성기 총장 취임 직후 교육정책위원회 발족했다. 해외 유수의 연구중심대학의 교과과정 체계를 꾸준히 연구했다. 특히 유럽은 기초교육에 엄청난 공력을 쏟고 있었다. 프랑스 에꼴폴리테크닉의 경우 학부과정 전체를 기초교육에 할애한다. 학부 4년간 수학·물리·생명·컴퓨터를 가르친다. 전공이 따로 없다. 전공은 대학원 석·박사과정 안에서 이뤄진다. 해외 연구중심대학들은 학부과정(4년) 전체를 하나의 준비단계로 보고 있다. 학부는 기초를 쌓는 기간이다. 포스텍도 박사과정까지 끌고 가기엔 학부과정의 기초교육이 약하다고 평가했던 거다.”

△ 앞으로 포스텍의 목표와 계획은?
“한국에서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는 대학들은 ‘연구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지, ‘교육이 연구중심’이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소수고 대부분이 취업한다는 현실이 있다. 그런데 너무 취업에 편중돼 있는 것은 아닌가. 조금은 더 실질적인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과과정을 수정해 나가겠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