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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공계 박사 36.4% "해외로 가고 싶다"
국내 이공계 박사 36.4% "해외로 가고 싶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0.08.30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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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구자들 "기타 행정업무 너무 많다"

국내 이공계 박사, 해외유출 현황 분석
이공계 박사 36.4% “해외 이주 희망”…대학 연구자 “연구보다 행정업무 많다”

국내 이공계 박사 9만7천명 가운데 36.4%인 3만5천308명이 해외 이주를 희망하고 있고, 이 가운데 실제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박사는 최대 8천154명까지 예상돼 국내 이공계 박사의 ‘해외 유출’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이공계 박사의 해외유출 특성 및 요인 분석’ 보고서를 낸 김진용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인재기반실 부연구위원은 “이직 의도자의 19.4%, 이직 비의도자의 2.2%가 실제 이직으로 연결된다”며 “유출이 우려되는 인재의 특성은 비정규직의 확률이 매우 높고,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진용 부연구위원은 “주요국에 비해 비정규직 비중(17%)이 높은 편이며, 특히 여성(36.3%)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이주할 가능성이 높은 이공계 박사 가운데 정규직의 경우에도, 대학 재직자는 본인이 희망하는 연구개발 투입시간에 비해 실제 시간이 적은 박사의 비중이 높은 편이고, 기업과 공공연구소 재직자의 경우 30대의 젊은 신진연구자(61.3%)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주 원인도 경제적 보상 이외에 기업은 연구환경, 공공연구소는 연구에 따른 개인의 성취감, 대학은 연구환경과 개인의 경력계발 등의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김진용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특히 정규직인데도 해외 이주를 희망하고 있는 이공계 박사의 업무를 분석해 보면,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연구개발 업무보다 기타 행정 업무가 많다는 점이다.

정규직 이공계 박사의 전체 업무 중 연구개발 비중은 39.7%. 자신들이 희망하는 연구개발의 비중이 50.4%인 것과 비교하면 10.6%의 차이가 난다. 공공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는 박사들은 연구개발 업무가 실제 52.1%를 차지하고 있고, 희망하는 비중은 65.4%로 13.3%의 격차가 났고, 대학은 10.6%, 기업은 6.0%의 차이가 났다. 대학과 공공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는 박사들이 연구개발 욕구는 높은데도 기타 행정업무가 과중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고급인재의 유출․입 불균형은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하다.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 2009년 5만591명. 2003년 대비 5.3배 상승했고 외국인 이공계 교수도 2003년 이후에 2.5배나 늘어난 384명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반면, 외국으로 유출되는 국내 유학생은 2003년 대비 47% 증가한 14만4천580명이며, 미국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한국인 학자도 연평균 7.6% 증가해 현재 9천888명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최근 과학영재교육원, 과학고 등 과학영재의 해외 유학 의향은 각각 78.8%, 78.9%로 고급두뇌의 해외 유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인 유학생이 진출하는 국가는 미국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데 그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중국은 늘고 있는 추세다. 2004년에 전체 유학생 중 43.8%가 미국 대학에 진학했고, 2009년에는 39.9%로 떨어졌다. 중국은 2004년 9.8%의 비중에서 2009년엔 19.9%로 10% 가량 늘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대학, 공공연구소, 기업별로 차별화된 정책을 주문했다. 대학 연구자에게는 연구연가 등을 적극 활용해 자기계발 기회를 부여하고, 연구개발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연구개발 지원인력을 충원하거나 연구행정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공연구소는 성취 욕구 충족을 위해 도전적이고 중장기적인 연구과제 부여, 기업 재직자에게는 연구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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