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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붕괴후 서유럽 학계가 신 메가 발행권 이양 … 2020년 완간 목표
베를린 붕괴후 서유럽 학계가 신 메가 발행권 이양 … 2020년 완간 목표
  • 우주영 기자
  • 승인 2010.07.05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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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길 교수가 말하는 신 메가 작업 과정

정문길 교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유고를 포함한 저작의 정리 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리야자노프다. 1921년 레닌의 지원으로 설립된 마르크스-엥겔스 연구소는 마르크스-엥겔스 국제판 전집(MEGA) 총 42권을 구성해 그 첫 번째 권을 1927년 출판했다. 그러나 1930년 리야자노프가 스탈린에 의해 숙청당하면서 메가 작업은 11권을 출판한 이후 종료되고 말았다.

 2차 대전 후 동독정권과 소련은 마르크스 사후 70년이자 탄생 135주년을 맞는 1953년 본격적인 마르크스-엥겔스 저작집(MEW)을 기획하고, 메가 작업도 다시 추진한다. 신 메가는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에 모스크바와 베를린의 두 연구소가 협력해 구성한 것이다. 두 사람의 유고, 저작, 문건 등을 근거로 이를 모두 포괄하는 완전성과 그것들이 쓰여 진 원래의 언어로 재현하려는 노력이 기반이 됐다.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신 메가를 2020년까지 완간하려던 베를린과 모스크바 연구소의 꿈을 무산시켰다. 그러나 베를린 붕괴 후 신 메가 작업이 중지될 것을 방관할 수 없었던 서유럽 학계의 노력으로 국제 마르크스-엥겔스재단(IMES)이 설립돼 신 메가의 발행권을 이양 받았다.

신 메가 작업이 내건 기치는 ‘국제화’와 ‘학술화’다. IMES는 우선 구동독의 메가 프로젝트를 통일된 독일의 아카데미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고, 모스크바의 메가 작업팀도 정치적으로는 독립된 연구소에 소속돼 있으면서 재정적으로는 IMES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들 연구소는 5년간의 휴지기간을 거친 뒤, 2007년 말 모두 13권의 메가를 출판했으며, 2009년 IMES가 예견한 전체 메가 114권 123책 중 절반 이상인 63권을 출간해 현재 2020년까지 목표한 완간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국내에서 메가 작업을 연구하고 있는 정문길 고려대 명예교수(행정학·사진)는 “국내 학계는 1970년대까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텍스트를 접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보니 1980년대 까지도 제대로 된 텍스트를 읽지도 못했고, 어렵게 획득한 원전들의 객관적 한계도 인식하지 못했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학계에도 새로운 메가 시대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리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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