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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지금 ‘현장 감각’ 輸血 중
대학은 지금 ‘현장 감각’ 輸血 중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06.28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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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 교수가 늘고 있다

실무경력을 갖춘 교수들이 환영 받고 있다. 연구소, 기업체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현장경험을 쌓았거나 특정 분야 전문가라고 평가 받는 사람들을 교수로 임용하려는 대학이 많다.

대학운영에서 산학협력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고, 대학교육에서 학생취업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과 산업체를 연계하는 다리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사업에 선정된 대학도 ‘현장 친화적인 교수상’을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산학협력을 담당하는 현장형 교수를 뽑기 위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학별 교수 임용공고를 보면 산학협력과 관련한 자격요건을 명시하거나 산업체 경력을 선호한다고 밝힌 내용이 눈에 띈다.
강릉원주대는 올해 초 산학협력전담교수를 계약직으로 초빙한다는 공고를 냈다. 주요 역할은 산학협력협의회 추진 및 관리, 기술개발과제사업 추진 및 관리, 산업체 재직자 교육프로그램 추진 및 관리 등으로, 산업체나 공공기관에서 5년 이상 재직한 경력자를 우대했다. 남서울대는 오는 2학기 부동산학과, 임상병리학과에서 전문교수를 임용할 예정이다. 전문교수는 해당분야 관련 전공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국영기업체 및 산업체 임원 출신자로서 현장 실무경험에 기반 한 강의 가능자, 1953년 이전 출생자가 임용 대상이다.

교수 임용뿐만 아니라 업적평가에서 산학협력 성과에 가중치를 두기도 한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산학협력이 우수한 교원을 임용하기위해 지원자의 산업체 경력과 산학협력 실적에 가중치를 두고 평가하며, 산학협력 실적이 탁월한 경우 특별승진이 가능하다.
산학협력 담당 교수를 임용하려는 움직임은 산학협력중심대학은 물론 대규모 연구중심대학, 강의중심대학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대학마다 선호하는 ‘현장형 인재’의 조건도 다양하다.

고려대는 3년 전부터 전문교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여명의 전문교수가 재직 중이며 앞으로도 학과의 필요에 따라 공개채용을 통해 임용할 예정이다. 정부 또는 산업체, 연구소 등 실무분야에서 20년 이상 재직하고 실무경험이 풍부한 해당분야 전문가가 임용 대상으로, 주로 강의를 담당한다.

울산대는 2005년부터 산학협력교수제를 시행 중이다. 울산대 관계자는 “예전엔 공개채용을 할 때 산학협력교수 정원을 만들어 임용했지만 상시초빙제로 바뀌면서 별도 공고를 내지 않는다”며 “학과에서 산학협력교수로 적합한 사람을 추천해 당사자가 상시초빙에 지원하면 임용절차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비상시적으로 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대는 실무경력자를 임용할 때 특별채용의 경우 대학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학위에 크게 상관없이 뽑는다. 교수 평가는 산학협력 능력에 따라 점수를 주게끔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산학협력 교수 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동형 한밭대 교무처장(산업경영공학과)은 “아무래도 연구소나 기업체 경력자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때 좀 더 구체적인 경험을 전하고, 취업에서도 많은 부분에 기여하고 있다”며 “산업대가 갖고 있는 장점을 일반대가 취하려고 하면서 실무경험자를 교수로 임용하는 현상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형 인재가 연구·교육 두 가지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는 점도 작용했다. 노영욱 신라대 교무처장(컴퓨터교육과)은 “산학협력 경험이 있으면 연구부문의 경우 국책사업, 교수 개인의 과제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본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산학협력 과제를 이끌 수 있다. 교육의 경우 교육중심대학은 학생취업이 큰 과제인데, 이론 중심의 교육이 아닌 현장 밀착형 교육이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현장형 인재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으로 선정된 11개 대학의 특성화모델을 보면 취업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수의 역할을 주문한 부분이 많다. 건양대는 교수 현장 학기제와 전문 기업인 교수제를 실시하면서 현장성을 강화하고 있다. 울산대는 산학협력교수제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광주 경일대 교무처장은 “대학이 과거에는 이론 중심으로 가다보니 산업체와 거리감이 생겼다”며 “융합산업이 확산되면서 연구의 상품화, 시장 개척이 중요해졌고, 교육에서도 실무중심의 교육비전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대학 안에서만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실무경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뽑는데 대학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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