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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자의 ‘e-행복한 세상’ 살이 … ‘해피레터’로 학생들과 交感
경영학자의 ‘e-행복한 세상’ 살이 … ‘해피레터’로 학생들과 交感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06.2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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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행복을 전달하는 김흥길 경상대 교수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행복’이란 단어는 때로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 어떨 땐 충분히 행복하면서도 행복이 주는 기쁨을 모르고 지나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행복을 배달하는 교수’가 나섰다. 김흥길 경상대 교수(58세, 경영학과·사진)가 지난 17일 자신이 펴낸 『매일 아침 행복을 부탁해!』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김 교수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인터넷 사이트 ‘e-행복한 세상’(http://e-happyland.com)을 운영하면서 행복을 주제로 하는 편지 형태의 글을 해피레터라는 이름으로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이메일로 발송하고 있다. 이번 책은 그동안 발송한 해피레터 중 300여편을 추려 엮었다.

김 교수가 행복을 배달하게 된 사연이 궁금하다. 그는 강의 중에도 학생들에게 “왜 대학에 왔는지”, “왜 경영학을 전공하는지” 등 철학적이고 학생들에겐 다소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고. “이러한 질문을 통해 종국엔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을 자주 던진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인식하게 한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이라는 생각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의 행복학 강좌가 지난 2000년 큰 인기를 얻었는데, 그 강의가 내가 평소 고민하던 주제와 맞았다. 그 후 준비작업을 거쳐 2년 전 홈페이지를 개설해 해피레터를 발송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피레터에는 다양한 책 속에서 찾아낸 행복에 관한 문장들을 비롯해 각종 인터뷰, 명언 등이 담겨 있다. 김 교수가 직접 자료를 선별해 인용할만한 구절을 뽑고 풀이를 덧붙인다. 김 교수는 책의 머리말에서 “이 책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읽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불행하진 않지만 ‘나는 과연 행복한가’, ‘행복해지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과 같은 물음 앞에선 선뜻 대답하지 못 한다. 행복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얘기하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행복에 대한 그의 철학은 강의실에서도 이어진다. 김 교수는 종종 학생들에게 행복을 주제로 리포트를 쓰게 한다. 리포트를 쓰면서 삶의 목적을 다시 생각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는 학생들의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경영학 교수가 행복론을 전하는 이유도 이제야 이해가 간다. “학문을 만들고 법을 만드는 것, 정치·경제·문화·예술과 같이 인류사회를 이끄는 3대 활동 모두 결국엔 행복하기 위해서다. 경영학도 다름없다. 경세제민이란 말에서 힌트를 얻어 스스로 ‘경업영민’이란 말을 쓰는데, 이는 경영학을 통해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란 뜻을 담고 있다.”

김 교수는 해피레터를 배달하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많은 이들에게 아침마다 행복을 전달하는 것이 이젠 그의 일상이자 행복이 됐다. 그는 “영국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사람이 하는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며 “우리는 행복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소한 데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지혜를 계속해서 학생들에게 일깨워 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교수는 프랑스 그로노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리용대, 중국 라오닝과기대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경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여러 기업과 기관에서 리더십, 동기유발, 행복 등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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