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제1회 학술에세이 공모전의 당선작 9편이 ‘생명에 관한 아홉가지 에세이’(민음사 刊)로 묶여 출간됐다. 반복되는 말이긴 하지만, 에세이 공모전의 의미는 과연 우리에게 진정한 학술 에세이가 있느냐 하는 물음을 학계에 제대로 던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학술 에세이의 개념이 성긴 우리 학계 풍토에서 논문과 에세이의 경계를 가르면서 혹은 서로 침범하고 넘치면서, 자유로운 사유의 실험을 모색하는 ‘펄떡이는’ 글을 찾는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글쓰기의 모험은 첫 페이지를 열었고, 바야흐로 여행은 길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학술에세이 공모전 당선작 4편을 간추려 소개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이들 에세이들은 우리 학계의 한 단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비판과 함께 따뜻한 격려를 이들 젊은 필자들에게 보낸다면, 명징한 사유의 지평을 가로질러가는 새로운 글쓰기의 신인류가 우리 안에서 출현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이 지난한 지적 여행에 관심 있는 많은 독자분들이 함께 순례자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