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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강사들 “수많은 대학강사 죽인 강사제도 철폐하라”
조선대 강사들 “수많은 대학강사 죽인 강사제도 철폐하라”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0.05.27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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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정규교수노조 조선대 분회(분회장 정재호)는 27일 오후, 서 모 강사의 자살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선대 분회는 우선 서 모 강사가 유서에서 밝힌 논문 대필과 관련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대학과 비정규교수노조가 공동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할 것을 대학 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고인이 제기한 문제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와 관련해 유족과 상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수많은 대학강사를 죽인 시간강사제도를 철폐하고, 교원지위를 회복할 것을 국회와 정부, 관련 사회단체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학과 교육당국에도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조선대 분회는 “부패하고 몰염치한 일부 교수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대학의 잘못된 연구 문화와 강사임용제도의 개선을 대학과 교육당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y.net

<성명서 전문>
비정규교수 서00의 자살에 대한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조선대학교 분회의 입장

조선대학교 서00 비정규교수가 2010년 05월 25일 저녁 자신의 집에서 연탄불을 피어놓고 비정규교수의 힘겨운 삶을 마감했다.

고인은 유서에서 열악한 강사생활로 가족의 삶을 힘들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해하면서 교수가 되면 시간강사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열심히 노력했으나 교수 채용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대학사회 현실에 절망하였고, 또한 고인은 스승에게 수많은 논문을 헌상하고 주종관계의 모욕을 참았으나 돌아 온 것은 배신뿐이었음을 고백하였다.

제자를 종처럼 부려먹고 끝내 내치려는 못된 스승이 한없이 원망스러웠고 교수의 꿈을 돈으로 뭉개는 부패한 한국사회가 증오스럽다고 한탄하고 있다.

고인은 끝으로 이런 자신의 한스러움을 노조가 대신 풀어달라고 당부하고, 전국의 시간강사들에게 좋은 날이 올 때까지 힘을 내라는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에 조선대학교 비정규교수노조는 고인의 유서를 읽으면서 대학사회의 야만적 행동에 짓눌린 고인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지 못한데 대하여 송구스런 마음을 표하면서 몇가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조선대학교 내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현수막을 게시하여 고인을 추모할 것이다.

둘째,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 모교수, 논문대필 관련 등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대학과 비정규교수노조가 공동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할 것을 대학측에 요구한다.

셋째,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고인이 제기한 문제들을 밝히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유족과 상의하여 진행할 것이다.

넷째, 고인을 비롯한 수많은 대학강사를 죽인 시간강사제도를 철폐하고 교원지위를 회복할 것을 국회와 정부, 관련 사회단체에 요구한다.

다섯째, 부패하고 몰염치한 일부 교수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대학의 잘못된 연구 문화와 강사임용제도의 개선을 대학과 교육당국에 요구한다.

2010. 05. 27.

한국비정규교노동조합 조선대학교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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