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7:55 (목)
관련 서적 올해만 30여종 쏟아져 … 대안적 사유의 확대인가 시류 편승인가
관련 서적 올해만 30여종 쏟아져 … 대안적 사유의 확대인가 시류 편승인가
  • 우주영 기자
  • 승인 2010.05.24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색’ 내건 저서들 늘고 있는데

영풍문고 도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한해 ‘녹색’과 관련해 출간된 책은 30여 종에 이른다. 2009년 출간 도서는 70여 종으로 집계됐다. 녹색은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화두다. 특히 국내는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한 후 녹색에 대한 진지한 사유보다는 아직 검증과정을 거치지 못한 담론들이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다.

주로 환경과 생태, 에너지에 집중돼 있던 녹색 담론은 현재 학계를 망라해 경영학과 심리학, 문학 등 학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최근 발간된 저서들의 면면 역시 각 학문분야에 녹색 담론을 자유자재로 접목시킨 것이 다수다.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환경경영연구소장이 쓴 『녹색경영(저탄소 경제부의 지도를 바꾼다)』(2010, 민음사)은 저탄소 경제 혁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금융 파생상품을 통해 부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매일경제 녹색성장팀이 쓴 『그린쇼크-녹색혁명이 새로운 기회를 몰고 온다』(2009, 매일경제신문사) 역시 기술발전을 동력삼아 상호 모순된 개념이라 여겨졌던 환경과 발전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녹색산업이야 말로 글로벌 경제의 新성장엔진이 될 것이란 믿음이다.

최병두 대구대 교수(지리학)의 입장은 다르다. 최 교수는 『비판적 생태학과 환경정의』(2010, 한울아카데미)에서 인류가 당면한 환경위기의 해결책마저 시장의 논리에 포섭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다. 우선 녹색과 환경에 대한 정의부터 제대로 하지 않으면 녹색 담론의 진정한 의미는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전혀 다른 주장들이 같은 녹색의 옷을 입고 혼재돼 있다. 이상헌 한신대 교수(환경계획학)는 “현재 녹색 담론은 새로운 자본축적의 수단으로써 경제위기를 타계할 하나의 대안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더불어 “진보진영이 녹색담론의 아젠다를 너무 쉽게 시장에 빼앗긴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변하는 시대, 녹색 담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녹색 담론을 주장하기 이전에 녹색 담론들에 대한 옥석부터 가려보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