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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국교수 생활기 31. ] 훌륭한 師表를 기대하며
[나의 미국교수 생활기 31. ] 훌륭한 師表를 기대하며
  • 김영수 켄터키대·언론학
  • 승인 2010.05.0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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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 번 소개를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은 오레곤 대학의 석좌교수로 계시는 염규호 박사님의 얘기를 좀 더 해볼까 한다.


염 박사님은 미국 안에서도 손꼽히는 언론법 학자이며 여러 메이저 법학과 언론학 관련 학술지의 편집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니 한국이나 미국 언론학계에서는 잘 알려진 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적지 않은 연세에도 학회 등에서  한국 학생들이나 젊은 패컬티들을 만나면 새벽녘이 밝아올 때까지 자리를 함께 하며 좋은 말씀들을 나누어 주기 때문에 미국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는 후학들에게는 ‘정신적인 지주’라고 할 만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차례 만날 기회를 갖게 되면서 그분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1980년대 중반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와중에도 1998년에는 예일대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땄다. 오레곤 대학에 재직하던 2006년, 연구년에는 좀 쉴 법도 한데,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건너가서 또다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 했으니, 공부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심신이 지쳐가는 신참내기 연구자인 나에게는 이 모든 사실이 경이롭게만 들린다.


그런데, 염교수님이 얼마 전에는 미국내 가장 큰 언론학회 중의 하나인 미국 언론학회 (AEJMC)의 부회장으로 출마했다. 학회의 부회장직은 차차기 회장직을 별도의 선거없이 바로 이어받기 때문에 그간 명망있는 언론학자들이 두루 거쳐갔던 자리이다. 평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염 교수님이 선거에 나왔으니 당연히 그분을 지지하고 또, 주변 동료들에게 염 교수님에게 투표하라고 권유도 하면서 나름대로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과연 당선이 가능할까하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


결국 선거가 끝나고 나니 염교수님이 큰 표 차이로 무난히 당선돼 나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염 교수님의 개인적인 인품이나 역량으로 보자면, 그다지 놀랍지 않은 결과이지만 미국에서 소수계 학자로서 살아가는 나같은 후학에게 염 교수님의 당선이란 단지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서는 큰 의미를 지닌다.


흔히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린다. 물론, 이 말처럼 외국인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주어질 때가 많다. 하지만, 그 기회라는 게 무한정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날이 갈수록 선명하게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감흥이 더한 것 같다.


모쪼록 염 교수님이,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부회장직을 거쳐서  회장직까지 잘 수행하셔서 나같은 젊은 학자들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훌륭한 師表로 자리매김 하시길 이 자리를 통해서 부탁드려 본다.

김영수 켄터키대·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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