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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테이터 공간 새로운 지식생태계 속으로”
“무한한 테이터 공간 새로운 지식생태계 속으로”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04.1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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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통방식, 새로운 정보세계] 교수 트위터가 말 하는 소셜미디어

 

새로운 소통방식, 새로운 정보세계

 새로운 소통방식의 등장은 문화전반을 뒤바꿔놓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지식 유통자’의 역할을 부각시키며 지식생태계 구조를 재편하고, 스마트폰은 단순한 휴대전화 기능을 넘어 콘텐츠 생성과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소통의 시대, 변화는 어디서 어떻게 불어오고 있을까.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NGO학과·사진)가 하루에 만나는 사람은 3천여명이다. 트위터는 그에게 일상이다. 한 달 전 아이폰을 구입한 이후 컴퓨터 앞이 아니라도 이웃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다. 기자가 민 교수를 인터뷰하러 간 날에도 그는 트위터에 “인터뷰 약속이 있다”고 적었다.

“잘 모르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가 느끼는 변화는 소셜미디어의 특징이다. 민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전자 광장’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는 사람 몇 만 명은 전체로 놓고 볼 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그 속에 들어오면 누구나 공론에 참여할 수 있는 광장이 조성된다. 그만큼 여론 파급력과 정보 확산 속도가 빠르다. 가장 대중적인 공론장이 된 셈이다.”

몇 달 전 폭설로 대중교통망이 마비되다시피 한 날, 사내 기자는 아이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신도림역에서 한 시간째 대기 중”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민 교수는 폭설사건을 언급하며 “소셜미디어에서 교통방송을 위협(?)할 정도로 실시간 교통연락망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보여준 에피소드다.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일부는 기꺼이 새로운 지식세계에 동참하지만, 일부는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선을 긋는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이란 의미가 흐려진, 새로운 소통방식의 등장이 만들어낸 지식생태계를 어떤 식으로든 인식하고 있다.  

 


민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확산될수록 지식권력, 즉 지식이 나오는 원천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지식권력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정보를 가진 자, 또는 자신의 지식·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자격과 기회를 가진 자에게 집중돼 있었다.

대학은 두 가지 지식권력을 배출하는 교육공간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대학 안에서 통용되는 지식은 공급자인 교수와 수요자인 학생만 알 수 있었다. 인터넷의 출현으로 이러한 구조가 한 번 무너졌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새로운 권력구조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민 교수는 “소셜미디어 환경에선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엄청난 석학이 트위터에서 자신의 지식정보를 제공한다고 하자. 하지만 그의 트위터에 팔로워(특정인의 메시지를 볼 수 있도록 등록한 사람들)가 적다면 그 지식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지식정보를 나눠주기 위해선 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사람에게 의존해야 한다.”

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람이 석학의 글을 ‘리트위트’(재전송해 돌려보기) 해줘야 지식정보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셜미디어는 지식 유통망을 가진 사람이 더 큰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교수들은 박사학위를 통해 제도적인 권위를 갖고 있지만, 온라인 공론장에선 ‘재야의 고수’들이 대중으로부터 크게 인정받고 있다. 교수들도 그들과 교류하면서 자신의 지식정보를 공개해 검증을 받고, 다른 내용을 흡수해 지식체계를 발전시켜 나가야할 때가 아닐까.”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트위터를 하고 싶어도 ‘뭐가 뭔지 몰라서’ 망설이는 이들도 많다. 간단한 기능을 익힌 뒤 소셜미디어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민 교수는 첫째,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생각을 버리고 둘째, 수다 떨 듯이 혹은 여가를 즐기듯이 이용해도 좋으며 셋째, 교수라는 사실을 굳이 강조하기보다 넷째, 관심 있는 주제와 정보에 대한 의견을 자연스럽게 말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시각, 최신정보를 접하는 게 연구와 강의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흡수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면, 엄청난 지식자원이 소셜미디어 안에 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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