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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티브 인센티브제도가 효과적인 대안이다”
“포지티브 인센티브제도가 효과적인 대안이다”
  • 정문종 이화여대·경영학
  • 승인 2010.04.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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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연봉제 확산 어떻게 봐야 하나

교수연봉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립대를 대상으로 연봉제 실시 추진을 발표했다. 그동안 교수연봉제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있어왔고 실제로 연봉격차가 매우 큰 연봉제를 실시하는 대학들도 출현했으나, 연봉제의 도입목표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 목표에 견주어 우리 대학들이 적절한 제도를 갖추어 가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미진했던 것 같다.   


교수 연봉제의 취지는 교수 개인의 성과에 맞춰 급여를 차별적으로 결정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신임교수를 유인하거나 현임교수들을 유지하는 한편 학교발전과 교육목표의 달성을 위한 성과유인을 제공하려는 제도다. 따라서, 교수 연봉제의 취지 또는 목표는 크게 1) 시장경쟁적(market-competitive) 수준의 보상(급여) 지급과 2) 성과유인(incentives for performance)의 제공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우리나라 대학들이 현재 당면한 상황에서 연봉제 실시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는 시장경쟁적 보상을 구현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성과유인의 제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의 여건에서 연봉제가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성과관리시스템으로 작동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성과보상의 내적타당성 측면에서 문제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소위 일류대학들이 연봉제를 시행하는 것은, 성과유인제공이라는 목적 외에도, 경쟁적인 교수시장 환경에서 우수한 교수를 유인하기 위해 시장경쟁적인 수준의 보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교수시장은 경쟁적이라기보다는 수요자 위주의 시장이어서 시장경쟁적 급여를 지급하는 것(외적형평성)이 대학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건은 아니다. 국내의 현실에서 연봉제의 필요성을 굳이 들어보면, 성과유인제공 측면 때문이지 보상수준의 측면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연봉제의 필요성을 논의하려면, 연봉제가 성과유인제공 측면에서 다른 대안에 비하여 우월한지에 대해 따져보아야 한다.


성과유인제공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현재 여건에서 연봉제의 실효성을 높이기는 어렵다. 개인별 자질차이에 상응하는 급여를 지급하려는 연봉제 하의 성과평가는 매우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대개의 학문분야에서 개인별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는 효과적인 성과평가는 어렵다. 개인별 차이에 적절히 상응하는 급여가 지급되지 못하는 연봉제 하에서는 급여제도의 내적형평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성과유인의 효과적 제공은 물론 구성원들의 제도에 대한 수용도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현 여건상 보상수준 결정 측면에서 연봉제의 필요성이 낮은 것은 물론이고, 성과관리시스템으로서도 오히려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수들에게 충분한 성과유인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할 때, 현재 대학들이 상당기간 시행해 오고 있는 업적평가시스템에 더해 ‘우수한 연구성과에 특별 포상을 하는 소위 포지티브 인센티브 시스템’이 성과유인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연봉제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소기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굳이 연봉제라고 부르지 않아도 현재 대개의 대학에서 연구비와 관련하여 실시되고 있는 인센티브제도가 암묵적인 연봉제의 요소로서 성과유인제공의 기능을 상당히 발휘하고 있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대학들간 경쟁이 높아짐에 따라 우수 교수 유인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는 대학들은 그 필요성에 맞춰 시장경쟁적인 보수수준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자발적으로 개발하고 실시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과부 등의 규제기관에서  모든 대학에 일률적인 제도를 강요하는 것은 각 대학들이 스스로의 상황과 필요성에 맞추어 효과적인 성과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에 역행하는 불필요한 규제라고 하겠다. 미국의 대학들의 경우에도 소위 명문대에서 멀어질수록 호봉제에 가까운 연공급(Seniority pay)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정문종 이화여대·경영학

필자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관리회계학회 부회장과 기회예산처, 금감원 등 자문교수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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