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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연구자는 20여명 정도 … 예측보다 응용 연구에 관심 기울여
전문 연구자는 20여명 정도 … 예측보다 응용 연구에 관심 기울여
  • 우주영 기자
  • 승인 2010.03.22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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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진학 연구 동향

국내 학계에 지진학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초다. 이기화 서울대 교수(지질과학), 김소구 한양대 교수(지구해양과학), 박창업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 등이 1세대 연구자로 꼽힌다. 지진 관측은 1978년 시작됐다. 그 후 1980년대 중반부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도 지진관측이 이뤄진다. 지진학이 학계에 자리 잡기까지 이들 1세대 연구자들의 노력이 주요했다.


국내에서는 1970년 이후 뚜렷하게 눈에 띄는 지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지진학과 관련해 정부 지원은 기대조차 어려웠다. 박창업 교수는 “당시엔 지진 연구를 위한 기반이 전무했다. 우선 지진 관측망을 구축해 지진관측 데이터를 얻는 것이 시급했다”고 회고했다. 현재 국내 지진학 연구는 학문 1세대가 구축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연구의 기초를 다지고 있다.

 

지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고체지구물리학자는 박사급 포함 20여명 정도다. 선진국에 비하면 시작 단계지만 연구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지구조 진화 연구’는 지진학 연구의 출발이다. 현재 지진학계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다. 지진 발생 지역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구 내부의 작용과 판의 움직임을 측정해야 한다. 판의 움직임은 지진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때문에 판의 움직임을 추정하고, 과거에 어느 부분이 부딪히고 갈라졌는지 그 진화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진은 발생 시 피해규모가 엄청나다. 그러나 자연재해 중에서도 예측이 가장 어렵기 때문에 지진학에 대한 사회적 요구 역시 지진 발생 연구에 모아진다.
 
자원탐색과 핵실험 판별에도 유용
지구조 진화 연구 외에도 지진파를 이용해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 지진파는 핵실험을 탐지하고, 자원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다. 현재 지진연구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이탈리아, 독일 등 일부 선진국이다. 지진의 주요 피해국이 아닌 이들 나라는 지진파를 응용해 다양한 이득을 꾀하고 있다. 국내 역시 지금까지 큰 지진 피해가 없었던 만큼 지진의 예측보다는 관련 응용 연구에 연구 역량이 몰려 있다. 대표적 응용분야는 ‘탄성파탐사’다. 폭발물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지진파를 발생시켜 석유 등 지하자원의 위치와 매장량을 조사한다. 핵실험이 일어나고 있는 곳을 찾는 데도 지진파가 이용된다.

 

비밀리에 일어나는 핵실험의 특성상 실험 장소를 탐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때 핵실험 시 발생하는 지진파를 감지해 핵실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실제 지진학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상대국의 핵개발을 감시하기 위해 지진파를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탄소배출권이 발효되자 ‘Co2지하저장’ 장치 개발이 시급해졌다. Co2지하저장은 발전소나 공장 등에서 생겨난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회수하고 분리해 땅속이나 해저에 매장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가 땅 속에 매장돼 발생하는 가장 큰 부작용은 지진 발생이다. 지진파는 땅 속에서 이산화탄소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곳에서 지진을 일으키는지 그 흐름을 추적한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는 “지구 내부구조와 관련한 연구에서 지진학과 연계되지 않은 분야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진활동 활성화 아니다 … 빈도 비슷”
최근 규모 7.0의 아이티 지진과 규모 8.8의 칠레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지진의 공포로 떨고 있다. 지난달 9일, 시흥에서 규모 3.0에 이르는 지진이 발생하자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지구의 지진활동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홍 교수는 지진활동이 활성화 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규모 7.0 이하의 지진은 해마다 비슷한 빈도로 발생한다. 1년에 십 회 정도다. 단지 최근 지진들이 유독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서 발생하다 보니 마치 지진활동이 활성화 된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이란 것이다. 그러나 규모 8.5 이상의 초대형 지진은 시기적으로 집중돼 발생한다. 그러나 지진의 규모가 곧 피해 정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진환 부산대 지질실험센터장(토목공학)은 “지진 피해를 줄 일 수 있도록 내진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현재는 외국의 기술을 수입하는 수준이다”며, “지진 피해는 얼마나 대비했는지에 따라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당부했다.


지진학은 지구과학의 한 분과학문에서 출발했다. 지진연구와 관련해 지진학 외에도 지진공학과 지진방재연구 등이 있다. 지진학이 자연대의 지진 발생을 연구한다면 지진공학은 지진이 발생 시 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각종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지진방재는 지진재해를 막기 위한 각종 시설과 훈련 등을 연구한다. 궁극적으로 각 학문 모두 지진으로부터 인간의 삶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그럼에도 학제 간의 교류와 협력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교수는 “순수지진학 연구자들과 공학자들 사이에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진학 분과 안에서도 연구자 수가 부족하다보니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자 수의 부족으로 인해 한 연구자가 여러 연구를 병행하는 실정이다. 이는 연구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홍 교수는 최근 대학들이 학부제를 다시 학과제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분별한 학부제로 기초학문이 고사 직전까지 몰린 상황이었다. 학부제 하에서는 기초학문의 후속 세대를 전문적으로 양성하기가 어렵다.” 홍 교수는 단발적인 관심보다는 연구에 대한 장기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학과제 전환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진학은 국가 재난과 직결된다. 그만큼 연구 결과의 사회적 환원이 중요하다. 이제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국내 지진학 연구의 어깨가 무겁다.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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