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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교협 사무총장 선출 놓고 국·사립대 갈등
차기 대교협 사무총장 선출 놓고 국·사립대 갈등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0.03.22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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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위주 운영” 불만 가세 충돌 직전

임기 2년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놓고 국·공립대와 사립대 사이에 충돌 직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교협 운영이 지나치게 사립대 위주라는 국·공립대 총장들의 불만이 한 원인으로 자리한다.

대교협은 지난 17일 사무총장 지원자 전형위원회(위원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를 열어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56세, 교육평가)와 이화국 전 한국사이버대 부총장(63세, 과학교육학), 최준렬 공주대 교수(53세, 교육행정)를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박종렬 사무총장(62세, 경북대 교육학)의 임기가 4월 7일 끝남에 따라 지난달 실시된 공모에는 현직 대학교수 5명 등 모두 7명이 지원했다. 이사회는 오는 26일 이 3명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투표로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고려대 교육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성 교수는 한국교육평가학회장을 지낸 평가 전문가다. 이화여대 입학처장과 교무처장을 지내 대학행정 업무에도 밝다. 지난해부터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실 정책자문위원과 국가교육과정 개정 자문위원회 위원장,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운영자율화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입학전형지원실장으로 대교협에 파견 나와 있는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42세, 교육학), 역시 4월 8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이기수 차기 회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이 걸린다. 2008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공모 때도 후보자 3명 안에 들었지만 최종 이사회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교육행정 전공인 최 교수는 전남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전북대에서 석사를,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를 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한국교육행정학회·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학술위원장, 대통령 자문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전 부총장은 1974년부터 2004년까지 전북대 사범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한국사이버대로 옮겨 부총장과 평생교육원장 등을 지냈다.

현직 교수도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빚어졌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국·사립대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국공립대 총장들은 2012년 4월 7일까지 사립대 총장이 대교협 회장을 맡는 만큼 사무총장에는 국립대 교수를 앉혀야 국·사립대 간 균형이 맞다는 생각이다(대교협 회장의 임기는 2년이며, 회원 대학 숫자에 비례해 ‘국립대-사립대-사립대’ 순으로 돌아가며 맡는다).

여기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대교협 운영이 지나치게 사립대 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국·공립대 총장들의 불만도 한 몫 한다. 지난 18일 금오공대에서 비공개로 열렸던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 총회에서는 대교협 운영에 대한 비판이 또 한 번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국립대 총장은 지난 19일 통화에서 “단순히 사무총장 문제가 아니라 현 정부 들어 회장을 맡은 사립대 총장들이 대교협을 완전히 사립대 위주로 끌어가고 있다는 게 국·공립대 총장들의 중론”이라며 “어제 회의에서는 그런 말까지 나오진 않았지만 (대교협에서 나가) 따로 살림을 차리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사무총장이 그렇게까지 권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회장이 사립대이니 만큼 국립대가 맡아야 (대교협 운영에서 국·사립대 간) 균형이 맞다”면서 “26일 이사회 결과에 따라서는 어떤 식으로든 불만이 표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교협 사무총장은 이사회에서 직접 비밀투표에 의해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되며, 교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회장이 임용한다. 현재 대교협 이사 23명 중 국·공립대 총장은 10명이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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