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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문이든 ‘진지하게’ 답해야 … ‘돈’ 얘기는 삼갈 것”
“어떤 질문이든 ‘진지하게’ 답해야 … ‘돈’ 얘기는 삼갈 것”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03.0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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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전하는 ‘인터뷰 잘 하는 법’

교수임용을 준비하는 학문후속세대들은 공개강의, 면접 등 각종 인터뷰에 대한 정보가 늘 목마르다.
스티븐 챈(Steven M. Chan)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2008년 교수가 되려는 이들을 위한 임용가이드 『From Student to Scholar: A Candid Guide to Becoming a Professor』(콜럼비아대 출판부)를 펴냈다. 철학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장, 부총장을 역임한 그는 책 속에서 인터뷰를 위한 팁과 나름의 의견을 제시했다.

“심사위원이 당신의 연구분야를 빠삭하게 꾀고 있는 전문가일 거라고 확신하지 말라.” 챈 교수는 “심사위원이 후보자의 연구분야를 잘 알고 있다면 굳이 신임교수를 임용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전문용어로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핵심’만 말하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박사학위 논문을 두고 질의응답이 끝난 후엔 후보자의 시각과 관점을 알아보기 위한 몇 가지 질문이 이어진다. 챈 교수는 “인터뷰어의 질문이 초등학생 수준일지라도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은 당신이 학생들을 이끌어나갈 능력이 있는지 시험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끔 심사위원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맞서지 말고 차분히 대답하라고 조언했다.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챈 교수는 “인터뷰어 중 누군가는 후보자의 의견과 분명히 다른 생각을 밝힐 수 있다”며 “그러나 안전한 답변을 해야지, 조롱하는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고 전했다.

강의에 대한 질문 역시 빠질 수 없다. 필요하다면 강의계획서를 만들어 심사위원에게 전달해야 한다. 공개강의 심사에서는 후보자가 사용하는 단어와 강의 주제, 사용한 교재 등이 주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그의 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심사위원이 후보자의 전공이나 관심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 강의를 맡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다. 챈 교수는 후보자의 관심분야가 아니라면 “잘 모르겠다”고 답하고, 시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면 “해보고 싶지만 준비하기 위해선 몇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도로 답하라고 조언한다. 심사위원들은 당장 그 강의를 담당할 교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질문을 던졌을 가능성이 높은데, 무턱대고 강의를 맡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엔 대학에 궁금한 점이 있는지 묻는다. 챈 교수는 이때 “펜을 공짜로 주는지”와 같은 질문을 하는 후보는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대학에서 방문교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해보자고 가정한다. 방문교수 프로그램이 있다면 “교수로 임용된 뒤 프로그램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을 할 수 있고, 프로그램이 없다면 “대학에서 프로그램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변하는 식이다. 챈 교수는 “두 가지 답변은 당신이 대학제도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 아니라 준비가 돼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강조했다.

챈 교수의 마지막 조언은 “긴장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인터뷰에 응하라”는 것이다. 어떤 이는 긴장하면 수동적으로 변하고, 어떤 이는 공격적으로 변하지만 둘 다 실패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준비된 사람이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들이 제시하는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다면 다음 심사절차에 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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