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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思] U-City의 환상
[學而思] U-City의 환상
  • 김종섭 한밭대·토목환경도시공학부
  • 승인 2009.12.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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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 한밭대·토목환경도시공학부
요즘 U-City라는 것이 미래도시의 한 모델로써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U-City를 그대로 직역해 개념적으로 설명한다면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을 기반으로 시스템화 된 도시’를 말하며, 이는 시민과 거주민 개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지능화된 도시정보시스템과 IT서비스인프라를 의미한다. U-City의 구축으로 시민과 거주민 각 개인은 도처에 구축된 정보시스템과 서비스 인프라에 의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U-City의 이상적 단계를 설명한다.

    도시란 말에는 도회적인 사회집단·마을이라는 뜻 이외에 흔히 ‘도시적’이라고 불리는 총체적인 독특한 문화양식이 내포돼 있다. 지역사회의 차원으로 볼 때 도시는 사회조직 및 기타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며 다른 유형의 定住 패턴과 차이를 나타내는 문화적 중요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인구가 항상 집중돼 있는 곳을 일컫는다. 이러한 도시를 학문적으로 접근해 그 속에서 발생되는 많은 문제점을 공학적인 해석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도시공학이다. U-City는 오늘날 우리의 도시가 처한 교통문제, 환경문제, 에너지 문제, 도시 시설의 효율적 관리 등 복잡다기한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참!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말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많은 건설인들이 해외현장으로 파견돼 어려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신도시 계획이나 개발보다는 개발도상국가의 탈피가 최우선이었다. 그 이후 빠른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으며 1990년대 이후 해외여행 자율화에 따라 외국에 대한 식견이 다양해지게 됐다. 이러한 국가의 개방은 국민의 삶에 대한 질적인 향상을 크게 변화시키는데 한 역할을 했다.

선진국의 발전사례가 자유롭게 도입돼 우리나라의 도시생활도 개선을 요구하게 됐다. 이제 도시생활이란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과 다르게 매우 편리하고 삶의 질과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곳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야 만하는 시점이다.

    도시구성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새로운 변화가 예기치 못한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미래의 변화를 위한 개선과 개발은 매우 신중하게 계획해야 할 뿐만 아니라 조심스럽게 다루어져야만 한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U-City가 우리의 도시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최상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처럼 비추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다소 우려스럽다.

    지난 여름에 미래를 꿈꾸는 친환경적 도시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U-City의 중요한 비전 중에 하나인 쾌적한 도시건설을 위한 세미나였다. 한 토론자가 미래의 도시는 자연 생태속의 도시여야만 된다고 주장하면서 잘 가꾸어진 자연 속에서 시민이 여가를 즐기며 아름다운 생태계를 감상할 수 있어야 친환경적 도시라고 했다. 다른 토론자는 쾌적한 도시를 위해 자연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연생태계란 인간이 같이하는 순간부터 그 의미를 잃기 때문에 도시 내에 존치는 시키되 절대적으로 사람을 접근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토론자들의 각기 주장은 나름대로 옳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각각을 만족시키면서 받아들이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자연과 문명의 조화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가 큰 과제로 남는 셈이다.

    이재신 중앙대 교수(신문방송학부)도 한 평론에서 “미래는 장밋빛으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다. 가령 유비쿼터스 세상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명의 발달은 우리에게 편리한 것을 많이 제공하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의 본질인 인간미와 인간의 감성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 학자들은 앞으로 ‘경쟁의 시대’가 ‘적응의 시대’로 바뀌고, 권력은 ‘경제’에서 ‘감성과 환경’ 중심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경쟁적으로 개발한 도시를 사람의 감성과 환경에 적응토록 새롭게 관리하는 일은 시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 또한 자연과 문명의 조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김종섭 한밭대·토목환경도시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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