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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初任’, 수도권은 ‘經歷’선호 … 인문계열 갈수록 줄어
지방은 ‘初任’, 수도권은 ‘經歷’선호 … 인문계열 갈수록 줄어
  • 교수신문
  • 승인 2002.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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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20 11:58:02
2002년 상반기 교수임용현황 조사결과 1백 37개 대학에서 총 1천5백21명을 선발해 IMF 이래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그간 정체를 보였던 국·공립대의 교수임용도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공립대 교수를 2천명 증원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 아래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학문후속세대들의 강단 진출의 기회가 그 어느 해보다 늘어났다. 교수신문은 지난 3월 15일 각 대학에 협조 공문을 보내 22일까지 회신이 도착한 1백37개 대학의 신임교수 현황을 분석했다.

전체임용경향교수임용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처음으로 임용된 대학에 평생 봉직하던 관행은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기회가 주어지는 한 언제든지 대학을 옮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교수신문이 2002년 상반기 1백37개 대학에 신규 임용된 전임교수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규로 임용된 교수 중 대학을 옮긴 교수는 1천5백21명 가운데 2백57명으로 전체의 16.9%에 달했다. 2001년도 상반기에 전체 1천3백37명 중 1백30여명의 교수가 대학을 옮겨 전체의 10%의 비율을 차지한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난 수치다. 또한 신임교원의 경력이 파악되지 않은 대학들을 고려한다면 올해 대학을 옮긴 교수는 3백여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신임교원 10명 중 2명이 대학을 옮긴 경력교수인셈이다.

이는 사립대에서 최근 2∼3년 전부터 신임교수에게 적용하기 시작한 계약제가 대학간 교수이동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즉 2∼3년 간격으로 재계약하는 상황에서 교수들이 한층 나은 계약 조건과 교육 여건을 제공하는 대학으로 옮겨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여기에 올해 각 대학들이 BK21사업, IT·BT·NT 등 전략분야 연구 사업 등 각종 국책연구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우수 교원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주된 이유 중의 하나로 추정된다.

교수임용에도 대학 서열화 바람

올해 이뤄진 교수 임용의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대학들이 경력 교수들을 대거 임용한 반면, 지방대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교수들의 빈 공간을 전임강사들로 채우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신규임용된 교수 6백37명 중 타 대학에서 온 교수는 1백64명으로, 전체 신임교수 중 25.7%를 차지했다.
고려대의 경우 신규 임용된 전임교수 38명 중 18명(47.4%)이 타 대학에 재임하던 경력 교수이며, 한양대는 31명중 14명(45.2%), 성균관대는 76명 중 27명(35.5%), 연세대는 60명 중 17명(37.4%)이 경력 교수이다. 한국외국어대의 경우는 32명 중 19명(59.4%)을 경력교수로 뽑아 4년제 대학 중 타 대학 재임 교수 임용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지방대의 경우 6.1%만이 타 대학에서 온 교수였다. 또한 대학을 이동한 교수 2백57명 중 94명(37.4%)이 지방대에서 수도권대학으로 옮긴 교수로, 지방대가 수도권 대학으로 진출하기 위한 중간지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급별 현황올해 신규임용 교수 현황을 직급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지역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교원임용의 이원화가 뚜렷하게 진행되는 특징을 보였다. 전체 신임교수의 직급은 전임강사가 57.3%, 조교수가 35.5%, 부교수가 5.4%, 교수가 1.6%의 비율을 보이지만, 경력 교수의 임용비율이 높은 수도권지역 대학의 경우 조교수가 전임강사보다 20%가량 높았다. 수도권 지역 대학의 경우는 전임강사 33.7%, 조교수 53.5%, 부교수 9.1%, 교수 3.6%의 비율을, 지방 대학의 경우는 전임강사 74.4%, 조교수 22.7%, 부교수 2.7%, 교수 0.1%의 비율을 보였다.

이처럼 날로 급증하는 대학간 교수 이동은 그간 대학사회의 문제점으로 거론됐던 교수임용시장의 경직성과 폐쇄성을 완화시키고 교수임용시장의 유연화를 돕는 반면, 수도권 지역 대학과 지방대간 교수임용시장의 이원화와 대학의 서열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교수 임용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들로는 교수임용 인원이 지난해 상반기 1천3백37명에서 올해 1천5백21명으로 약 2백여명이 늘어나 98년 이후 신임교수임용 인원의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과 국립대의 교수임용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신규임용 교수 중 국립대 교수 수는 2백57명(19.2%)이었으나 올해는 3백96명(26.0%)이 임용돼 대폭 증가했다. 전례적으로 퇴임 교수 수에 맞춰 신임교수들을 충원하고 있었던 전국의 국립대들이 올해는 퇴직에 따른 교수 충원과 별도로 10∼20명씩 더 많이 선발한 것. 퇴임교수가 8명인 경북대는 31명을, 퇴임교수가 3명인 제주대는 26명을, 퇴임교수가 9명인 부산대는 25명을 각각 선발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국립대 교수를 2천명 증원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며 충원되지 않은 인원수는 올 하반기에 충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문·어문계열 신임교수 평균연령 40세 넘어

대학별 현황가장 많은 신규 교원을 뽑은 대학은 성균관대로, 지난해 37명에 이어 올해 76명을 뽑아 선두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 각각 40명과 77명을 뽑은 연세대(60명)와 인제대(54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강원대(38명), 고려대(38명), 한국외국어대(32명), 부경대(31명), 중앙대(31명), 이화여대(30명)가 30명 이상의 교수를 뽑았으며, 동의대(29명), 동아대(28명), 세종대(27명), 대구가톨릭대(26명), 호서대(25명), 경상대(25명), 동해대(25명), 부산대(25명), 전북대(24명), 계명대(23명) 등이 20명 이상을 뽑았다. 총 1백37개 대학 중 10명 이상의 교수를 뽑은 대학은 총 53개 대학이었으며, 한 명도 뽑지 않은 대학은 목원대, 서남대, 진주교육대, 제주교육대 등 13개 대학이었다.

계열별 평균연령올해 신규 임용된 교수들의 계열별 연령을 보면, 인문계열, 어문계열 및 사회계열의 연령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져 이들 분야에서 학문후속세대 적체 현상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문계열의 경우 지난해에 39.8세였지만 올해는 40.7세로 높아졌으며, 어문 계열의 경우도 38.1세에서 40.1세로, 사회 계열도 39.1세에서 39.5세로 높아졌다. 이와 달리 공학은 37.5세에서 37.1세로, 의약학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35.6세, 예체능은 38.9세에서 38.1세로 각각 낮아졌다.

국내박사비율 56.0% … 여교수 비율은 17.6%에 그쳐

학문분야별 분포학문분야별 임용 경향을 살펴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의약학 계열이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의약학 계열은 지난 해 22.1%에서 0.5% 증가해 올해 22.6%(3백45명)를 차지했으며, 사회계열도 20.6%에서 23.6%(3백51명)로 늘어났다. 특징적인 면은 지난해 17.6%였던 공학 계열이 4% 늘어 올해 21.6%(3백29명)의 비율을 차지했다는 점. 그 외에 어문 계열은 11.0%에서 9.5%(1백45명)로, 인문 계열은 9.0%에서 4.9%(76명)로, 자연 계열은 8.6%에서 6.9%(1백6명)로 감소,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예체능 계열은 7.5%(1백15명), 농수산계열은 3.5%(54명)를 각각 차지했다.
의약학계열의 강세는 성균관대, 연세대, 인제대 등에서 의과대학의 신임교수를 대거 임용했기 때문이며, 공학계열의 증가는 각 대학들이 기초학문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IT·BT·NT 등 전략분야에 집중적으로 신규 교원을 충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T분야의 임용은 총 1백25명으로 전체 신규 임용 교수의 8.2%를 차지해 인문 계열과 자연계열 및 예체능 계열에서 각각 선발한 교수비율보다 높았다.

박사학위자 현황신임교수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는 1천2백39명, 이 가운데 ‘국내박사’는 6백95명(56.0%)으로 지난해에 이어 ‘외국박사’보다 많이 임용됐다. 이는 올해 의학계열과 공학계열에서 외국박사보다 국내박사를 더 많이 선발했기 때문이다.
외국박사학위 수여국은 미국이 3백 46명(28.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일본 69명(5.6%), 독일34명(2.7%), 영국 23명(1.9%), 중국 21명(1.7%), 프랑스 19명(1.5%) 순이었다. 국내 박사 학위자들 중 서울대가 1백6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세대(63명), 고려대(59명), KAIST(58명), 경북대(38명), 한양대(30명), 부산대(26명) 순이었다.

여교수 비율전체 신임교원 1천5백21명 가운데 여교수는 2백67명으로, 전체 17.6%였다. 이는 2001년 상반기 19.1%, 2001 하반기 19.0%보다 크게 감소된 수치다. 국립대와 사립대간의 여교수 임용비율도 격차가 컸다. 사립대의 경우 여교수 비율이 19.4%였으나, 국립대의 경우 여교수 비율은 전체의 12.4%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올해부터 교육인적자원부가 여교수 채용을 적극 권유하고 있지만, 국립대 여교수 채용 목표제가 제도적으로 안착되기 전까지는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모교 출신 교수는 총 3백27명으로 전체의 21.5%에 이르렀다. 지난 해 상반기 20.0%에서 1.5%가 증가된 것이다. 연세대는 60명 중 51명(83.6%), 부산대 25명 중 17명(68%), 고려대는 38명 중 25명(65.8%)을, 경북대는 31명 중 16명(51.6%), 한양대는 31명 중 13명(41.9%)을 모교출신으로 채웠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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