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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층, 풍요로운 세상 만들 책임과 의무 있다”
“지도층, 풍요로운 세상 만들 책임과 의무 있다”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9.12.29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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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康衢煙月’을 바라며

2010년 희망의 사자성어에 태평성대를 일컫는 康衢煙月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이 2005년부터 선정하고 있는 ‘희망의 사자성어’ 설문 결과 응답자 216명 가운데 26%가 ‘번화한 거리에 안개 낀 흐릿한 달’을 뜻하는 강구연월을 선택했다. 강구연월은 태평성대의 풍요로운 풍경을 말하는데, 『열자』 중니편에서 요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던 시대를 표현한 말로 처음 쓰였다.

강구연월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상홍 단국대 교수(한문학)는 “지도층은 요임금처럼 국민들에게 강구연월의 세상을 만들어 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면서 “2009년은 세종시, 4대강 사업, 북핵 문제 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지만 밝아오는 2010년에는 분열과 갈등이 해소돼 강구연월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면 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교수들도 제자들의 취업, 사회의 통합, 경제 회복, 성숙한 정치라는 새해 희망을 강구연월에 담았다. 이동렬 서울대 교수(불문학)는 “이루기 힘든 이상적 소망이지만 대다수 국민의 바람을 담고 있다”면서 강구연월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양기진 홍익대 교수(법학)는 “올해는 4대강 정비사업과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와 국민 간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진 한해였다”면서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정부가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국민의 의견을 정당한 절차로 수렴해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사회적 불협화음을 누그러뜨리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민중 충남대 교수(화학)는 “새해에는 부디 경제위기를 벗어나 젊은이들이 모두 취업을 하고, 아울러 여러 갈등을 극복해 태평성대를 이뤘으면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정치, 경제적인 측면에서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居安思危’를 선정한 교수도 적지 않았다. 심경호 고려대 교수(한문학)는 “그간 경제적으로 민주적으로 크게 발전했지만 글로벌 시대에 우리의 존립 근거를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내의 어려운 문제도 거시적인 안목에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혜 창원대 교수(식품영양학)는 “경제가 호전됐다고 하지만 사회 양극화도 심하고 북한문제나 세계의 흐름을 보면 경제나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거안사위를 선정했다.

한편  때를 벗기고 잘 닦아 빛을 낸다는 의미의 ‘刮垢磨光’이 20%, 머뭇거리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태지만 평화와 통합의 길로 향할 수 있다는 ‘屯如如’를 꼽은 교수가 13%였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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