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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서 ‘전문 조율사’로 … 산학·대외협력 ‘올인’
‘빛 좋은 개살구’서 ‘전문 조율사’로 … 산학·대외협력 ‘올인’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9.12.07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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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장이 달라지고 있다

총장을 뒷받침해 대학운영을 총괄하는 ‘부총장’이 주목 받고 있다. 대학마다 부총장제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부총장의 위상이 ‘빛 좋은 개살구’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전문 조율사’로  달라졌다.               
부총장제는 1960년대 총장 유고시 권한대행을 맡기 위해 도입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총장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반면 실제 역할을 수행하기엔 제약이 많았고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총장의 역할이 크게 달라졌다. 외부인사를 영입해 대외협력 창구역할을 맡기거나 부총장직을 대폭 늘리고 있다. 또한 특임부총장, 산학부총장, IT부총장 등 ‘전문 부총장’이 등장하고 있다.

서강대는 최근 산학부총장제를 도입했고 대구대는 조만간 산학협력부총장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단국대, 포스텍도 산학협력부총장제를 운영하거나 산학협력단장이 연구부총장직을 겸하고 있다. 경원대는 지난 2001년 단과대학으로 소프트웨어대학을 신설한 뒤 IT부총장제를 도입해 경력교수를 초빙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 기금부총장, 국제부총장 등도 등장할 전망이다.

대규모 사립대에서 시작된 부총장 초빙 움직임은 국·공립대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강원대, 경북대, 부산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등에서 부총장제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국·공립대들도 부총장 선임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부총장의 권한과 역할이 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대학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대학 규모가 거대해지고 기능이 전문화하는 등 행정전문화, 분권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된다. 배경율 전국대학부총장협의회 회장(상명대 서울캠퍼스 부총장)은 “대학 규모가 커지고 다양화하면서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총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외부인사가 대학 총장을 맡는 일이 늘면서 대학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부총장의 역할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여전히 과제도 남아 있다. 부총장이 전문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금, 대외협력, 국제화 등 업무특성에 따라 부총장 종류와 책임범위를 차별화하고 있는 미국 대학과 달리 국내 부총장은 “모든 일을 총괄해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부총장제의 필요성, 운영방향에 대한 총장과 재단의 확고한 의지 역시 중요하다. 부총장들이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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