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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돌 맞은 국내 제1호 대학출판부 … “영문도서 해외학자 리뷰 계획”
60돌 맞은 국내 제1호 대학출판부 … “영문도서 해외학자 리뷰 계획”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9.11.16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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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최민숙 이화여대 출판부장(독어독문학과)

1949년 설립돼 1954년 첫 단행본으로 김동명의 시집 『진주만』을 발행한 이화여대출판부가 걸어온 길은 대학출판부, 나아가 국내 출판시장의 역사를 압축해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학술출판이라는 대학출판부의 고유한 영역을 유지해 나가면서 대중 교양서적 출판을 통해 독자층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모습 때문이다.

오는 24일 열리는 창립 6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출판부장을 맡고 있는 최민숙 이화여대 교수(독어독문학과)는 이화여대출판부가 걸어온 길을 ‘시대정신’으로 압축해 설명했다. “국내 제1호 대학출판부로서 교재와 잡지, 학보를 내다가 정식 단행본으로 시집을 출간한 것은 선견지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문 학술서적은 물론이고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양서적 또한 출간하고자 하는 대학출판부의 방향이 나타나 있었다.”

최민숙 이화여대출판부장은 “이화여대출판부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동시에 주도해 나갔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출판부는 60주년을 맞이해 최근까지 역대 간행된 책을 자료실에 한데 모으는 뜻 깊은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1999년에는 외환위기 직후라 50주년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작업을 통해 출판부의 한 주갑을 정리하는 첫 삽을 떴다. “동창회, 전국 도서관을 수배하고 거대한 대학 서고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30여 종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최 교수의 말엔 아쉬움도 묻어난다.

최 교수는 이화여대출판부의 특징에 대해 “시대정신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주도해 나간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화여대출판부의 성과는 학술출판과 교양도서 출판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교양도서의 경우 1993년 출간한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장선용)이 20만부 이상 팔리며 출판부 베스트셀러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03년 문예물 전문 브랜드 ‘글빛’을 만들어 교양서적 출판을 확대했으며, 2005년부터는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시리즈를 국문과 영문판으로 출간하고 있다.
학술출판은 한국학, 종교학, 여성학, 유아교육 분야에서 권위를 갖고 있다. 특히 여성학 전문 영문학술지 ‘Asian Journal of Women’s Studies’는 국내 첫 SSCI급 등재지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국제화, 특성화에 강한 것이 이화여대출판부의 강점”이라며 “그동안 발행한 1천200여 종 가운데 600여종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좋은 책을 출판했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출판부는 앞으로 학술출판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 내 연구소와 적극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학술출판으로 수익을 얻기가 어렵지만, “좋은 책이라면 우선 낸다는 생각”이라고.

그동안 출판환경은 많이 변했다. 종이책을 읽는 독자가 점점 줄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그 자리를 전자책과 멀티미디어가 대신하고 있다. 이화여대출판부는 여기에 맞춰 전자책 출판을 활성화하고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독자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생각이다. 구글, 아마존닷컴에서도 이화여대출판부 출판물을 검색할 수 있는데,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세계 판매실적을 더 높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2010년 출판계획도 일찌감치 정해졌다. “내년엔 100종이 넘는 우리 영문도서에 대한 세계적인 한국학 학자 등 외국인들의 리뷰를 많이 받으려고 한다. 현재 중국, 일본, 루마니아 등지로 이루어지고 있는 저작권 판매에도 힘써 도서의 국제화, 세계화에 좀 더 노력할 것이다. 물론 인문학, 젠더연구, 어학, 번역서 등 특성화 분야 출판도 계속된다.”

최 교수는 이어령 교수의 강연시리즈가 출판을 앞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밖에 ‘이화한국어’ 교재 시리즈 20여 종, 통번역사전, 문학사 기획시리즈 등을 선보인다.
60년의 역사를 등에  업고 이제 다시 앞을 내다보는 이화여대출판부의 발걸음이 오늘도 분주하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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