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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만 스물일곱 여성공학자 김은이 건국대 교수
[화제의 인물] 만 스물일곱 여성공학자 김은이 건국대 교수
  • 권희철 기자
  • 승인 2002.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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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12 11:38:06
학계의 풍토상 만 스물일곱의 나이에 교수가 되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여교수라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전공마저 공학분야라면…. 이번 학기에 건국대 강단에 선 김은이 교수(인터넷미디어학부)는 이 불가능한 장벽을 하나씩 뛰어넘어 교수가 된 전설적 인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김 교수가 몸담은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으로서도 김 교수의 임용은 하나의 사건이다. 대학 설립이후 최초로 여 교수를 받아들인 것이다. 통상 스물 일곱이면 남학생들이 학부를 졸업하기도 힘든 나이에 학생을 가르치는 학자가 된 김 교수는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생각했던 것보다 짧은 시간에 교수가 됐다. 주위에서도 나이가 어리고 여자고 해서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생각보다 사회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며 젊은 나이에 학자가 된 소감을 밝혔다. 박사학위 적체가 심화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김 교수는 그의 말처럼 엄청난 행운을 안은 셈이다.

김 교수는 93년도에 경북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해 97년 학부 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같은 대학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기 시작해 5년 만인 지난해 8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8월부터 오는 2월까지 가야대 초빙교수로 활동하다가 이번 학기에 건국대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젊은 나이이지만 김 교수의 경력은 화려하다. 저명 해외학술 저널에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만도 6~7편에 이른다.

보기 드문 나이에 교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김 교수의 전공분야와 무관하지 않다. 그의 전공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IT분야의 ‘컴퓨터 비전’. 로봇에 인간의 눈을 접목하고, 인공지능시스템을 고안하는 것이 그의 주요 연구분야이다. 스물 일곱의 여교수를 받아들인 대학으로서도 그의 전공분야와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장래성을 감안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그는 분명한 신세대 교수이다. 학생들과 비슷한 연령대다 보니 연구실을 서슴없이 찾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솔직하다. “배우는 학생의 마음과 가르치는 학자의 마음을 구분한다면 아직까지는 학생의 마음에 가까운 것 같다. 그렇지만 주어진 연구에 충실히 하면서 가르치는데도 소홀히 하지 않은 훌륭한 학자로 성장하고 싶다.” 강의실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여느 교수와 다름없이 힘차다.

권희철 기자 khc@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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