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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여 항목 설명 … ‘창조적 독해’ 방향 안내
800여 항목 설명 … ‘창조적 독해’ 방향 안내
  • 교수신문
  • 승인 2009.10.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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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 『칸트사전』(사카베 메구미 외 엮음, 이신철 옮김, 도서출판b, 2009)

난해한 현대철학의 산맥을 등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한 출판사가 이 산맥 등정을 위한 길잡이를 꾸준히 자처하고 있다. 올해 초 『헤겔사전』을 내놓은 도서출판b가 순서는 바뀌었지만, 현대철학사전 1권인 『칸트사전』을 출간했다.

이 사전은 일본에서 158명의 칸트 연구자들에 의해 집필된 『カソト事典』(弘文堂, 1997)을 완역, 출간한 것이다. 칸트 철학의 기본 개념과 칸트 연구에서의 핵심사항들을 다루는 항목들이 800여개가 넘는다. 어떤 항목들은 작은 논문 한 편 분량으로 상세하게 해설되며, 그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칸트의 강의록들에 대한 해설과 칸트 연구와 관련된 폭넓은 참고자료들이 함께 수록돼 있다.

이 사전을 통해 일본 철학계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신선한 자극이 된다. 성실하게 문제의 핵심에 접근해가는 일본의 인문학 연구자들의 덕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칸트 철학이 일본에 수용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칸트에 대한 ‘창조적 독해’의 방향을 시사하기도 한다.

번역의 수고는 이신철 박사가 짊어졌다. 그는 이 사전을 번역하는 내내 ‘우리의 철학적인 내적 무력함’을 경험했다고 고백하면서, ‘경탄의 순진함과 물음의 순수함을 회복하는 데서’ 우리 철학의 새로운 출발점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록에는 한국어판 칸트 저작 및 연구문헌 일람표 등을 붙여,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팁을 제공했다. 도서출판b는 이어 『마르크스사전』, 『니체사전』, 『현상학사전』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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