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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내면기행』외
[새로나온 책]『내면기행』외
  • 교수신문
  • 승인 2009.10.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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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기행』, 심경호 지음, 이가서, 612쪽.
중견 한문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근대 이전 한국에서 이뤄진 자찬묘비명 글쓰기의 양식을 모두 망라하고, 주요 작품들을 처음으로 소개 혹은 번역해, 한국고전문학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원문에 대한 단순 번역을 넘어서서 해당 인물들의 일대기와 또 그들이 살았던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총체적인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했다. 1200년대의 김훤에서 1900년대를 살다간 이건승까지, 800~100년 이내의 인물들의 삶과 죽음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 『법률』,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역주, 서광사, 1천12쪽.
플라톤의 ‘법률’을 옮긴 방대한 역주서다. 서광가의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중 다섯 번째 결실이기도 하다. 플라톤의 『국가[政體]』편이 교육론, 예술론, 인식론, 형이상학, 정치사상 등 철학의 다양한 분야를 바탕으로 이상국가의 사상적 밑그림을 제공했다면, 이 『법률』편은 그런 ‘훌륭한 나라’, ‘아름다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현실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법률』편은 전체가 12권으로 구성돼 있다. 역자는 필요한 주석들을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달았으며, 부록으로 ‘미노스’편과 ‘에피노미스’ 편까지를 추가했다.

 

■ 『사회적 삶의 에너지』, 랜들 콜린스 지음, 진수미 옮김, 한울, 560쪽.

■ 『사회적 삶의 에너지』, 랜들 콜린스 지음, 진수미 옮김, 한울, 560쪽.
펜실바니아대 교수로 있는 저자는 사회적 삶의 핵심이 상호작용 의례에 있다고 본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첫째, 인간은 정서적 에너지 추구자이며, 정서적 에너지는 개인의 구체적인 일상 삶의 현장, 즉 미시 수준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 의례에서 생산된다. 둘째, 성공한 의례는 집단 소속의 상징을 창조하며 개인에게 정서적 에너지를 생성시키거나 높여주지만, 실패한 의례는 정서적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셋째, 개인은 자신이 지닌 문화적 자본에 비해 정서적 에너지 보상이 가장 큰 상호작용에 이끌리며 한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사회적 삶은 무수히 많은 상호작용 의례들의 사슬로 구성된다.

 

 

■ 『세계화 시대의 서양 현대사』, 송충기·김남갑 외 지음, 아카넷, 600쪽.

■ 『세계화 시대의 서양 현대사』, 송충기·김남갑 외 지음, 아카넷, 600쪽.
국내 사학자들이 세계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쓴 20세기 서양 문명의 역사. 그간 20세기를 우리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국내 사학계의 방법론과 연구 시도는 드물었다. 특히 냉전 성립 후인 1960년대 이후의 역사에는 눈길이 거의 가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역사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좀 더 거시적인 지역적 관점이나 혹은 인류 전체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정치·경제사 위주의 역사 서술에서 사회사나 문화사를 강조하는 형태의 접근을 보였다. 냉전, 68운동, 사회주의 몰락이나 라틴아메리카, 여성 등을 조명하는 데도 지면을 할애했다. 

 

 

■ 『유럽의 자본주의』, 샌드라 핼퍼린 지음, 최재인 옮김, 용의 숲, 408쪽.
런던대 정치국제관계학과 교수인 저자는, 우리가 유럽 자본주의에 대해 일반적으로 갖고 있던 통념이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현재 유럽의 모습을 토대로 만들어낸 허구이자, 이데올로기이며, 신화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일반적 통념이 등장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45년 이후에 나타난 모습이며, 19세기에서 20세기 전반기까지 유럽의 사회와 경제는 오히려 현대 제3세계에서 보여주고 있는 ‘종속적 발전’에 훨씬 가깝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프랑스대혁명을 중요 계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양차 세계대전을 분기점으로 보고 있는 독특한 저작이다.  
 


■ 『한국 근대현대사와 기독교』, 류대영 지음, 푸른역사, 430쪽.

■ 『한국 근대현대사와 기독교』, 류대영 지음, 푸른역사, 430쪽.
저자는 “종교의 진면목은 ‘종교적’ 차원보다는 정치·경제·사회와 만나는 지점을 관찰하면 더 잘 드러난다”고 말하면서 기독교를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조명하고 있다. 기존 기독교사 관련 서적들이 신학, 의례, 교회성장 등 기독교 내부 문제에 집중한 반면,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개신교가 전통사회, 사회주의, 군사독재, 친미반공 이데올로기 등과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이 일어났는지를 면밀히 추적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개항과 문명개화 문제, 김일성과 기독교의 관계, 베트남 전쟁 등에 대한 한국 교회의 태도, 뉴라이트의 이념과 세계관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면서 기독교에 대한 통찰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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