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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騰落따라 대학이 시간과 돈 낭비해야할까”
“평가 騰落따라 대학이 시간과 돈 낭비해야할까”
  • 최성욱 기자
  • 승인 2009.10.05 10: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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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대학평가, 교육 발목 잡는다

“지금처럼 대학이 특정 언론사가 만들어 놓은 ‘평가’에 휘둘리면 개량적이고 획일적인 정책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언론사 대학평가 등락에 따라 대학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일을 이제는 막아야한다.”

대학이 연구에 치중하는 동안 교육에는 소홀했던 현실을 개선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론사 대학평가가 학부교육 내실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눈길을 끈다.

언론사 대학평가는 연구업적 위주이고, 교육부문도 질보다는 여건 중심의 평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교육 내실화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오히려 대학교육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일침은 지난달 28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특별소위(위원장 민경찬)와 전국대학교 교무처장협의회(회장 박승철)가 개최한 ‘대학교육 강화 포럼’에서 터져 나왔다.    

대학평가와 교수업적평가의 방향성을 모색한 이날 포럼에서는 자연스럽게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비판으로 공감대가 모아졌다. “대학들은 사업의 기준을 언론사 대학평가 지표에 맞춘다. 말도 안 된다고 말은 하지만 다들 따라가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 결과를 놓고 기획처장에게 ‘평가 지표가 왜 떨어졌느냐, 내년에는 어떻게 준비할 계획이냐’고 다그친다. 대학이 제대로 된 고민을 하게 만들어야한다.” 민경찬 위원장은 “진정한 대학의 경쟁력과 교육의 질이 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평가지표의 허수를 따져볼 것을 주문했다. “최근 발표된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보면 ‘교육 여건’과 관련된 지표가 굉장히 많다. 교육 여건을 갖추면 교육이 잘 되나? 일부 대학에서는 ‘교육부문 점수가 낮으니 건물을 짓자’고 하는데 평가점수는 올라갈 것”이라며 “최근 각광받는 국제화 부문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대학평가의 대안으로 대학·학과별 평가지표 세분화, 교육중심대학 평가틀 차별화, 컨설팅 개념 도입, 외국 전문가 평가 등이 나왔다. 국가차원의 고등교육평가원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은 “평가 체계를 바꿔보자는 논의가 지난 10년 동안 지지부진한 데는 개별 대학이 짊어질 재정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학평가가 컨설팅 개념으로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정부가 대학평가에 일정 정도의 재정지원과 함께 컨설팅으로 유도할 평가지표를 발굴한다면 대학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대학을 본떠 해외 전문가를 초청해 평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해외 석학을 초빙해 학문분야별 교과과정 평가를 받았던 서울대 사례를 소개한 류 위원은 “3~4주 평가 기간 동안 체류비만해도 엄청날 것”이라면서도 “선택과 집중에 의해 잠재력 있는 대학에서는 WCU나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의 일환으로 도입하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와 대학이 연구역량으로 선진국 추격의 고삐를 죄는 사이, 백년의 호흡이 필요한 교육에는 남겨진 게 없는 듯하다. 민 위원장은 “대학평가를 왜 하는지에 대한 대학들의 합의만 이끌어낸다면 새로운 대안은 가능하다”며 대학과 사회의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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翰世輪 2009-10-12 08:19:15
핵심 : 대학평가는 ' 교육 여건 ' 보다는 ' 교육의 질 ' 위주로 해야 함이 옳다.

공정한평가하자 2009-10-07 18:23:59
사회진출 - 각종 고시 합격자야 계량화된 결과가 있지만,

발전 가능성, 사회 평판도는
설문 조사할때 자기 대학 졸업 선배가 많은 대학이
당연히 높은 점수를 받을수 있고,
임의로 배점의 비율을 크게하면 순위가 쉽게 뒤집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