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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풀풀 나는 송도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냄새’ 풀풀 나는 송도를 만들고 싶습니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9.09.28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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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갑영 인천세계도시인문학대회 집행위원장(인천대)

 

이갑영 집행위원장은
55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이며 현재 인천대 동북아경제통상대학장과 인천학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인천대 기획처장을 지냈으며 숭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천이요? 어떻게 보면 숙제가 많은 곳이죠. 개항이 이뤄져 서구문명을 받아들였던 곳, 공업화시기의 생산기지, 지금은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새롭게 조성되는 첨단 도시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구역마다 격차도 크고 이질감도 많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이런 과제를 집약적으로 안고 있는 도시가 인천인지도 모릅니다.”

이 곳 인천에서 대규모 인문학대회가 열린다. 오는 10월19일부터 사흘간 인천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인문학대회’. 사람의 도시를 위한 인문학적 성찰이 주제다.
‘첨단’을 달리는 인천과 ‘인문학’의 만남은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다.

‘도시인문학대회’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갑영 인천대 인천학연구원장(55세, 경제학과·사진)의 설명은 이렇다. “인천의 송도는 한국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도시인데, 이곳에 ‘사람냄새’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멋진’ 기하학적인 건물을 보면 묘한 느낌도 들어요. 아직은 초기단계여서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는 느낌보다는 뭔가 낯선 차가운 느낌이 있는 도시가 송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인문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인문학대회는 지난 2002년 설립된 인천대 인천학연구원이 1년 넘게 준비했다. 그동안 지역학의 관점에서 인천을 연구해 오다 ‘도시학’의 관점에서 도시를 총체적이고 학제적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번 대회는 이렇게 탄생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인천학연구원도 ‘도시학연구소’의 정체성을 확립할 계획이다. “도시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 개발론적이고 기능주의적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이제 도시 기능이 제대로 되려면 문화와 예술, 무엇보다 사람중심으로 짜여야 하지 않을까요.”

한 대학의 연구소가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그것도 ‘인문학’을 주제로 열수 있게 된 것은 ‘인천도시개발공사’의 후원 덕분이다. 평소 인천의 도시 정체성과 관련해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천학연구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흔쾌히 4억 원의 예산을 내놓았다.

도시인문학은 아직 좀 낯설다. 도시사나 공간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는 있어 왔지만 학문적 체계화는 아직 초기 단계다. “발표자를 찾고 섭외하는데도 애를 먹었습니다. 기획위원 선생님들이 20여 차례 회의를 가지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그만큼 연구자간 네트워크가 미약한데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도시인문학자의 소통과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도시인문학대회는 사흘 동안 도시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짚는다. ‘근대도시’의 형성과 변용, ‘도시인’의 일상성과 정체성, 도시이미지와 자기연출, 도시의 감각과 욕망, ‘낯선’공간에서 ‘정겨운’ 장소로, ‘인문학자와 도시계획학자의 대화-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를 위하여’ 등의 주제가 마련됐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미래도시의 비전으로 ‘인문도시’를 제시하는 내용의 인천선언도 채택할 예정이다. 첨단도시 인천에서 ‘인문도시’의 설계도는 어떻게 그려질까.

>>인천세계도시인문학대회 홈페이지 http://www.iicuh.org/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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