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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국제정치의 사회적 이론: 구성주의』외
[새로나온 책]『국제정치의 사회적 이론: 구성주의』외
  • 교수신문
  • 승인 2009.09.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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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의 사회적 이론: 구성주의』, 알렉산더 웬트 지음│박건영·구갑우 외 옮김│사회평론│611쪽
저자는 1999년 당시 국제정치학계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구성주의의 대표적 인물이다. 구성주의가 국제정치이론분야에 등장하게 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이후 1998년 <인터내셔널 오거나이제이션>지가 50주년 특집호에서 국제정치의 패러다임을 ‘합리주의’와 ‘구성주의’로 양분하게 될 정도로 구성주의는 약진했다. 웬트는 이 책에서 국제체제의 무정부적 구조 자체로 인해 세계정치가 영구적 갈등과 전쟁에 시달린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신현실주의가 국제정치를 비관적으로 묘사하는 점에 주목해 논박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논점은 신현실주의에 대한 도전과, 동시에 인식론적 친화성을 보여주고 있어 면밀한 독해가 필요하다.

■『규장각-그 역사와 문화의 재발견』, 김문식·연갑수 외 지음│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88쪽
그동안 규장각을 다룬 개별 연구들은 많았지만 正祖대 규장각이 창설된 이후 현재까지 규장각의 역사를 종합적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구는 한영우 교수의 『문화정치의 산실, 규장각』(2008)이 거의 유일하다. 이 책은 규장각의 정치적 기능에만 주목하지 않고 규장각에 관한 체계적인 정리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 필진을 구성, 내용의 완성도를 꾀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읽기 쉽도록 구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규장각을 과연 정조가 처음 건립했을까, 정조 이후 규장각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규장각 도서가 겪은 수난의 역사 등, 규장각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다인종 다문화 시대의 미국 문화 읽기』, 태혜숙 지음│이후│680쪽
680쪽이라는 제법 두꺼운 분량인데, 제본술의 마술 때문인지 책이 그리 두껍게 느껴지지 않는다. 제목 때문일까. 작가 이호철은 「닳아지는 살들」에서 전후 미국문화가 일상적 삶 속에 어떻게 스며들고 있는가를 선명하게 그려낸 바 있다. 영문학자인 저자 역시 코카콜라, 청바지, 할리우드 영화, 스타벅스, ‘미드’와 같은 미국 문화가 범람하고 있는 오늘의 ‘문화정치’를 성찰하는 방안으로 미국 문화의 다양한 속살들을 읽어낼 것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의 역사, 문학, 대중음악 등을 따라가면서 ‘비판적 다인종 다문화 관점’을 추동하고 있다. 이 추동의 원리는 ‘자급, 영성, 몸’인데, 저자의 오랜 고민이 땀냄새처럼 묻어나온다.

■『빅 히스토리』, 신시아 브라운 지음│이근영 옮김│프레시안북│432쪽
제목 아래 붙은 부제식 설명은 ‘자연과 인간, 과학과 역사를 아우른 진정한 통합적 지구사’이다. 조지형 이화여대 교수(사학)는 “저자는 빅뱅에서 오늘날까지, 국가에서 생태 환경과 우주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적 성찰과 최첨단 과학 지식을 조화롭게 엮어내고 있다. 소통의 인문학, 글로벌 시대의 인문학을 여는, 진정한 의미의 통섭을 성취한 기념비적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평가가 얼마나 정확한 지는 눈밝은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지만, 432쪽 이란 분량에 인류의 역사를 솎아 넣는 지식의 활용법도 놀랍고, 저자의 전공이 ‘교육학’이란 사실을 눈여겨본다면, 이런 대담한 지적 시도를 흔쾌하게 펼칠 수 있는 상상력도 그저 부럽다.

■『불화, 찬란한 불교 미술의 세계』김정희 지음│돌베개│432쪽
이 책은 돌베개에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 온 테마한국문화사 시리즈 제7권으로, 불화의 전통적 의미에서부터 불화의 역사, 佛畵의 유형별 분류에 따른 상세한 설명, 불화의 법식과 제작 기법에 이르기까지 한국 불화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결정판이다. 불화는 눈으로 보는 불교의 심오한 경전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 고유의 색감을 반영한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채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저자는 불화의 의미를 정립하고, 인도에서 시작돼 서역과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된 불화가 각 시대마다 어떤 양상으로 전개됐는가를 정리했다. 불화의 종류에 따라 佛敎說話畵, 尊像畵, 變相畵, 掛佛畵로 나누어 그 내용을 살폈다. 또한 불화의 안료, 제작기법, 화가, 발원 시주자 등 불화 제작에 관련한 사항까지 다뤘다. 300여점의 도판 속에서 한국 불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컴퓨터와 마음』, 윤보석 지음│아카넷│280쪽
컴퓨터 기술의 응용과 인공지능의 발전 등으로 인간 심리에 관한 연구가 심화되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이러한 변화를 담아 ‘인지과학’의 기초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데 있다. 저자는 가장 일반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마음과 몸의 관계,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둘러싼 철학적 쟁점들을 소개하면서 인지과학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저자는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자는 과학의 진보를 두려워할 마땅한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러한 인지과학의 진보에 대해 긍정적이고 협조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라고 인상적인 주장을 던진다. 인지과학의 발전 자체가 각 개별 학문의 폐쇄적, 배타적 경향을 지양한 결과라는 말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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