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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은 취업에 장애가 아니라 최고의 브랜드”
“인성교육은 취업에 장애가 아니라 최고의 브랜드”
  • 권형진 기자
  • 승인 2009.08.3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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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취임 6개월 맞은 김기곤 삼육대 총장

김기곤 총장은
1947년 전북 전주 출생. 서울대 종교학과와 삼육대       신학과를 거쳐 미국 앤드루스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 삼육대 신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교무처장, 예언의신 연구원장, 대학원장, 신학전문대학원장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 3월부터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신약성경의 이해」 등    18권의 저서가 있다.

범인의 눈에 삼육대는 ‘이상한’ 대학이다. 캠퍼스 안에서 ‘술’과 ‘담배’를 금한다. 103년 전, 개교할 때부터 한결같이 ‘인성교육’을 최고의 목표요 가치로 지켜오고 있다.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세태에 맞지 않을 듯한데, 김기곤 총장은 “인성교육이야말로 최고의 브랜드”라며 한술 더 뜬다. 취임 6개월을 앞둔 김 총장을 지난 20일 만났다. 김 총장은 “인성교육이 최고의 교육이며 취업할 때도 최대의 장점이 된다는 것을 모든 구성원이 알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취임 때부터 ‘인성교육 강화’를 내세웠다.

“인성교육은 단순히 우리 대학의 특성화 교육 중의 하나가 아니라 우리 대학의 존재 이유다. 다른 대학과 같다면 또 하나 만들 필요가 없었다. 우리 대학 표어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육이다.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두고 진리와 사랑을 간직한 사람, 그러면서도 이웃과 민족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인성교육을 통해 우리가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상이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나.

“인성교육만을 담당하는 교수가 24명 있다. 이렇게 많은 교수가 집중적으로 인성교육을 시키는 대학은 드물다. 사람을 변하게 하는 데는 봉사가 가장 빠른 효과를 낸다. 올해도 550여명이 해외 봉사를 나간다. 재학생의 10분의 1이 넘는 숫자다. 교수도 170명 중 45명이 봉사에 참여한다. 지금 건물을 짓고 있는데 내년부터 모든 신입생들이 일주일씩 집중적인 인성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종교가 학교 발전에 장애가 되지는 않나.

“같은 교단에서 운영하는 삼육두유는 28년 만에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맛보도록 성장했다. 삼육 영어학원은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제는 실력이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삼육대는 그보다 더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것을 두고도 취업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토익 점수가 비슷할 때 무얼 가지고 뽑겠느냐. 인성은 취업에 장애가 아니라 최고의 브랜드다. 앞으로 사회는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을 원할 것이다.”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교수 역할이 중요한데.

“학년 지도제라 해서 입학할 때 30명 정도 맡으면 취업까지 끌어 준다. 집에 초청도 하고 상담을 많이 한다. 졸업하고 몇 십 년이 흘러도 담임처럼 기억한다. 학생들의 삶을 인성교육을 통해 변화시키려면 교수들의 삶이 먼저 변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부터 교수들이 봉사활동을 나갈 때 모든 경비를 지원하려고 한다.”

△교수업적평가는 어떻게 하나.

“연구중심과 교육중심 가운데 선택하게 돼 있다. 연구중심을 선택하면 12시간인 강의 시수를 6시간까지 줄여준다. 평가도 교육 40%, 연구 55%, 봉사 5%를 반영한다. 교육중심은 거꾸로 연구가 40%이고 교육 비중이 55%다. 우리는 교육중심대학이기 때문에 연구 못지않게 잘 가르치는 교수도 우대하는 정책을 세우고 있다. 해마다 교수 업적평가를 해서 교수별 성적을 발표한다.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각 분야에서 5명 정도의 최우수 교수는 표창도 한다.”

 △같은 재단 소속의 삼육의명대학과 통합했는데.

“시설이 통합돼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고 교육역량이 강화됐다고 본다. 다만 급히 통합하느라 전공이름이나 교수진이 짜임새 있게 되지 못한 점이 아쉬운 과제로 남아 있다. 그 후속작업을 지금 하고 있다. 학과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구조조정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절대평가여서 노력만 하면 모든 학과가 정원 감축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바람직한 사립대 구조조정의 방향은.

“사립대 구조조정은 먼저 끈질긴 설득으로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서로 좋은 방향으로만 가다 보면 다시 개혁하기가 정말 어려워진다.”

△향후 발전 전략은 무엇인가.

“흔히 향후 10년, 20년 후 발전전략을 세울 때 대학서열 상위 몇 %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우리 대학은 인성교육에 최고의 가치를 두기 때문에 서열과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를 학생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자부심을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 그러면 한국사회가 삼육대 교육의 브랜드를 높이 살 것이라 믿는다. 대학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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