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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 학칙기구화·경주캠퍼스 자율경영이 남은 과제”
“교수회 학칙기구화·경주캠퍼스 자율경영이 남은 과제”
  • 권형진 기자
  • 승인 2009.06.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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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사’ 발간하는 임배근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회장

1988년 8월. 동국대 서울·경주 캠퍼스 교수 200여명이 콩코드호텔에 모였다. 교수회 결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난산이었다. 교수회칙 초안에는 경주캠퍼스의 입장이 거의 반영돼 있지 않았다. 다수결로 표결하려는 서울캠퍼스 교수들의 주장에 경주캠퍼스 교수들은 퇴장이라는 강수로 맞섰다. 새벽 2시까지, 밀고 당기는 심야회의 끝에 경주캠퍼스 교수회의 독립성과 부총장 직선제가 교수회칙에 반영됐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회(회장 임배근)가 오는 9일 오후 6시30분 경주 힐턴호텔에서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회 20년사』(이하 20년사) 발간 기념식을 갖는다.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생겨난 각 대학 교수(협의)회가 잇달아 20주년을 맞고 있지만 지방 캠퍼스 교수회가 따로 『20년사』를 발간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창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독자 회칙을 제정하기도 했다.

임배근 회장(56세, 경제학과·사진)은 “교수회가 학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 제대로 역사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래 20년의 발전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20년사』를 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88년 3월 조교수에 갓 임용돼 교수회 창립을 지켜봤던 임 교수가 지난해 4월 동국대 경주캠퍼스 11대 교수회장에 선출될 만큼의 시간이 흘렀지만 교수회의 위상은 아직 ‘임의단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캠퍼스 총장’이라는 직함은 얻었지만 교수회 출발 당시 학교 측이 약속했던 경주캠퍼스 부총장 직선제는 두어 차례를 제외하고는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교수회에 배정됐던 조교 티오(TO)를 회수하고 회장단의 강의 책임시간 혜택을 철회하는 등 학교 측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오영교 총장 취임 이후 서울캠퍼스부터 추진하고 있는 학제 개편과 입학정원시스템도 남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20년사』 발간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임 회장은 “임의단체라며 교수회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교수회를 학칙기구화하고 정관으로 경주캠퍼스의 자율경영을 인정받는 것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며 “꼭 직선제가 아니더라도 구성원 여론이 반영되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경주캠퍼스 부총장이 임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교수회장 선출 이후 ‘포용과 화합으로 동국 발전을 이룩하자’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성명서 남발을 자제하는 대신 연구위원회를 발족시켜 경주캠퍼스 전략비전 발전방안과 시설환경 개선 방안 등을 제안했다. 임 회장은 “교수회와 학교당국이 협력해야 전체 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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