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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과 시각] 패러다임의 신선함과파국적 위험의 잠재
[쟁점과 시각] 패러다임의 신선함과파국적 위험의 잠재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9.06.0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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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간 대화로 읽는 학술키워드_ 19. 클라우드 컴퓨팅

<교수신문>은 사회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 키워드를 정해 다양한 전문가적 관점의 학자적 식견이 상호 소통하는 장인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를 마련했다. 이 기획은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와 공동기획으로, 21세기 현재 지식의 전선을 바꿔나가는 이슈 키워드에 다양한 학문간 대화로 접근함으로써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미학적 이해와 소통의 지평을 넓히는데 목적이 있다.
작년에 진행된 기획에 이어 이번에 진행될 키워드는 문명의 전환과 인간의 진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정보화 사회의 심화, 지구촌을 아우르는 사회, 정치, 경제 질서의 결속 강화는 새로운 문명과 인간의 출현을 가져온다는 인식에서다. 이번호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서 알아본다. 공학자인 이정배 선문대 교수는 IT업계의 최대 이슈로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소개한다. 과학 칼럼니스트인 김형자 선생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지닌 보안상 약점 등에 대해서 언급을 한다.

 

[쟁점과 시각] 패러다임의 신선함과파국적 위험의 잠재

얼마 전 개봉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터미네이터4」는 스카이넷의 인간에 대한 반란으로 촉발된 기계와의 전쟁을 무대로 하고 있다. 스카이넷은 그 이름이 시사하듯, 모든 컴퓨터와 기계들을 총괄, 통제하는 일종의 중앙 컴퓨터 시스템이다. 개개의 독립적 컴퓨터만이 존재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처리 속도와 성능을 자랑하는 이 시스템의 아이디어가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발전된 네트워킹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중앙 시스템의 슈퍼 컴퓨터에 모든 정보를 저장해놓고, 개별 컴퓨터는 일종의 단말기로 기능하는 시스템이다. 집적된 정보의 통제가 가능하고, 수많은 컴퓨터의 힘을 일괄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놀라운 성능을 보이게 된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의 특징은 사용자가 컴퓨팅 작동 과정에 대해서 하나하나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곧 관리자의 부담을 덜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개개인은 높은 사양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공하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웹하드라든가, 블로그 서비스 혹은 웹메일 서비스도 따지고 보면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술을 이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날로 늘어나는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퍼스널 컴퓨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정보 처리 능력을 공유하는 셈이다.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방대한 정보를 높은 수준의 처리 기술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 클라우드 컴퓨팅의 이점이 있다.

컴퓨터 역사의 혁명을 가져왔던 퍼스널 컴퓨터 혁명을 뒤이어 21세기의 새로운 컴퓨터 패러다임인 클라우드 컴퓨팅은 컴퓨터의 존재 양상은 물론, 정보 처리의 메커니즘, 컴퓨터와 인간의 관계, 사회의 변화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 「터미네이터」가 보여주듯, 클라우딩 컴퓨터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단 지적되는 문제점은 보안이다. 이미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서 컴퓨터 바이러스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인데, 클라우딩 컴퓨팅은 이러한 문제점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개개의 컴퓨터가 아니라, 중앙 시스템의 보안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컴퓨터들도 그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좀 더 상상력이 풍부한 쪽에서는 영화에 나올법한 전체 컴퓨터 시스템의 반란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고, 중앙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통제할 인력이 줄어들며, 전체 개인 컴퓨터 단말기가 완전히 중앙 시스템에 종속이 되면,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컴퓨터의 반란이 야기할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단순히 컴퓨터 화면만이 아니라, 유비쿼터스 시스템으로 연결된 집안의 모든 기기와 전기, 가스, 교통과 같은 도시 기간 시설, 산업 시설, 군사 시설이 인간의 통제를 순식간에 벗어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어지간한 종말론은 저리 가라할 정도의 묵시론적 상황이 도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오주훈 기자 apo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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