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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물 쓰듯 돈 쓰지마? 돈 쓰듯 물 쓰지마!
[북리뷰] 물 쓰듯 돈 쓰지마? 돈 쓰듯 물 쓰지마!
  • 교수신문
  • 승인 2009.06.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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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누구의 것인가』모드 발로 지음│노태호 옮김│지식의 날개│2009
『물 전쟁?』빌헬름 자거 지음│유동환 옮김│푸른나무│2008

『물 전쟁?』생명체의 유지에 있어서 물이 차지하는 역할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물이 부족해지고 있다. 우리의 생명과 문명의 존속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물은 누구의 것인가』를 보자. 저자는 서문에서 월드워치연구소의 한 발언을 인용한다. “물의 희소성은 우리 시대의 지구 환경에 있어 가장 피하고 싶은 도전이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하루라도 안마시면 당장에 몸에 영향이 나타나는 물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도 없다. 농업용수, 공업용수라는 표현이 시사하듯, 물이 부족하면 농업과 공업에도 영향이 크다.

물 부족, 생각보다 심각


아직은 ‘물 쓰듯 돈 쓰지마’라는 표현이 익숙한 우리에게 물 부족 이야기는 실감이 안 날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가 전하는 소식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저자에 의하면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지역에 사는 인구가 20억에 이를 만큼 인구는 급증했고, 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는 물 재앙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인류가 2025년까지 현재의 관행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20세기 들어 인구는 3배 증가했으나 물 소비는 무려 7배 증가했다. 30억의 인구가 증가할 2050년에는 먹고 사는 데 필요한 물만 80퍼센트가 더 필요하다.” 저자는 덧붙인다. “전 세계 병상의 절반은 위생적인 생활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수인성 환자들로 채워져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지구상의 모든 질병 및 질환의 80퍼센트가 오염된 물과 연관돼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지난 10년 간 설사병으로 사망한 아동의 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총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수보다 많으며 매 8초마다 아동 한 명이 더러운 물을 마시고 사망한다.” 심지어 저자는 “인도 뭄바이에는 1개 화장실 당 이용 인구는 5,440명에 이른다”고 한 보고서를 인용해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우선 지구온난화와 도시화를 문제로 꼽는다. 지구 전체 물의 총량은 감소하지 않겠지만, 물이 순환하는 생태계 균형이 깨져,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물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하수 개발이나 해수담수화 시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지하수는, 퍼 내다보면 결국 바닥이 드러나게 돼있고, 해수담수화는 비용도 문제지만, 얻는 물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과 환경문제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물이 부족해지니, 물이 곧 돈이 되는 세상이 된다. 자본이 물에 눈독을 들이고, 생수 산업 등 물 산업이 활성화된다. 이는 곧바로 물에 대한 일부의 독점, 불평등이 야기돼, 빈곤층에서 물 부족 현상은 더 심화됨을 의미한다. 저자는 말한다. “물 관리가 기업 주도 하에 이루어질 경우 발생하는”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그 중 하나로 “물과 물 관련 인프라(마실 물과 상하수도 설비부터 생수 산업, 물 정제 기술, 원자력을 이용한 해수담수화시설)가 물이 필요한 곳이 아닌, 결국 돈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든다. 이는 또 “이들 기업이 자행하는 물의 약탈로부터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계 전체를 보호할 안전망이 없”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저자에 의하면 다행히도 이러한 물 민영화 움직임에 강력히 저항하는 흐름들이 있다. ‘물 전사들의 반격’이라는 장에서 저자는 라틴아메리카는 물론이고,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물의 사유화에 반대하는 저항의 움직임을 스케치한다. 그러나 쉽지는 않아 보인다.

국제 분쟁의 근원


 『물 전쟁?』은 아예 제목에서부터 물을 둘러싼 비정한 갈등의 현장을 암시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세계에서 현재 다섯 곳이 물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모두 하나의 강에 여러 나라가 붙어 있는 곳들로서, 요르단 강과 나일 강, 유프라테스 강, 티그리스 강 그리고 아랄 해 지역이다”고 언급한다. 앞의 책이 초국적 자본의 물 민영화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물을 둘러싼 국가 간 지역분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저자가 드는 한 예로 요르단 강을 보자. “요르단 강 상류는 티베리아스 호로 흘러들었다가 다시 남쪽의 사해로 이어진다. 티베리아스 호는 요르단 강 유역 전체에서도 저수량이 많으며 흐르는 강물의 역할을 한다. 이스라엘은 이 호수에서 필요한 물의 약 20~3퍼센트를 충당하고 있다.” 여기에 요르단 강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시리아와 요르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지역의 농지 십 수만 평 방 킬로미터에 물을 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요르단 강의 물을 둘러싼 인근 국가들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게다가 종교, 정치 문제가 늘 첨예한 곳이니 문제는 더 복잡한 양상을 가진다. 여기서 저자는 “영토·종교적 이유로 벌어진다고 알려진 중동전쟁의 뒷면에는 수자원 확보라는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다”고 지적한다.


수로를 건설해 안정된 수원을 확보하려한 이스라엘과 그로인해 피해를 보는 다른 아랍 진영과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오늘날까지도 치열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의 싸움도 (레바논 남부의 리타니 강과 자라니) 강을 확보하기 위한 분쟁이다.”


이런 물 분쟁은 인도, 터키, 나일강, 중앙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국제 사회가 ‘세계 물 헌장’이나 ‘모든 이를 위한 물’선언을 통해 다각적인 모색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문제는 아직도 대다수의 국가들이 심각한 분쟁을 거치고 나서야 국제법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강조한다. 석유와 땅을 가지고도 전쟁을 벌인 나라들이, 생명에 직결된 물을 두고서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구는 더 더워질 것이고, 물은 더 부족해질 것이라 한다면, 세상이 얼마나 더 비정해질지는 상상하는 것조차 두려운 시점이다.

오주훈 기자 apo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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