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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가운데 1명 해외취업 희망, 고급인력 流出 비상
3명 가운데 1명 해외취업 희망, 고급인력 流出 비상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9.06.08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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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박사학위 취득자들 어디로 갔나

해외유학 박사들의 현지 체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박사 3명 가운데 1 명 꼴로 해외취업을 희망하고 국내박사의 절반 이상은 계약직 등으로 일하면서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8년도 미래의 직업세계 인프라 구축: 박사조사’(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책임자 송창용)에 따르면 2008년 2월과 8월에 졸업한 박사학위 취득자는 모두 8천829명이다. 박사 규모는1988년 2천125명에서 1998년 4천999명, 2007년 9천82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고급인력의 해외유출 문제는 해외취업 계획여부에서 엿볼 수 있다. 해외 취업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4.8%는 외국에 취업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이 있고, 22.3%는 가능하면 해외에서 취업하고 싶다고 답했다. 취업하고 싶은 국가는 미국이 69.3%로 압도적이었다. 해외에 취업하고 싶은 이유는 근무여건이 좋아서였다. 해외취업의 이유로 응답자 60.5%가 ‘근무여건이 좋아서’를, 8.65%는 ‘자녀 교육문제’를 꼽았다. 임금수준과 일자리가 많다는 이유는 5%에 미치지 못했다. 

고급인력의 국외 유출은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해외박사들의 문제로 이어진다. 송창용 부연구위원은 “국내 박사는 해외로 나가려고 하고 해외박사는 국내로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국가 경쟁력과 밀접한 고급 인력에 대한 관리와 대책이 정부차원에서 나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도 녹록치 않다. 2008년 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74.6%가 풀타임 정규직으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직·촉탁직은 13%, 파트타임이나 시간강사는 12.4%로 대부분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하지만 직업을 갖고 박사과정을 밟은 비율을 빼면 고용의 질은 이보다 열악하다. 전일제로 직장 일을 하면서 박사과정을 밟았다는 응답자가 56.5%, 부분 전일제로 직장생활을 했다는 응답자가 7.9%로 집계됐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했다는 비율이 60%를 넘는다.

반면 학업에만 전념한 응답자는 14.1%에 그쳤다. 송 부연구위원은 “정규직으로 취업한 대다수가 박사과정부터 교사나 공무원 등 안정된 직장을 갖고 공부한 학생들”이라면서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한 박사취득자의 고용형태를 보면 정규직보다 계약직이나 파트타임, 시간강사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신규로 취업이 확정된 박사들의 경우 풀타임 정규직이 44.8%로 전체 박사학위취득자의 절반이 채 안됐다. 계약직은 29.2%, 파트타임 또는 시간강사는 23.7%로 나타났다. 국내 박사 절반 이상은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놓여있는 셈이다.

국내박사들의 취업난과 고급인력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박사들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해외박사 실태는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국내박사 현황도 통계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2007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 수탁연구로 진행돼 온 ‘박사 조사’는  2009년에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중단될 상황이다.

송 부연구위원은 “인재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고급인적자원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방안을 세우는 부서조차 없다”면서 “마치 씨앗을 키우는 데는 관심 없으면서 나무를 가지고 오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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