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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서평] 인간의 행동 이해를 돕는 『인간의 동기』(정원식 지음, 교육과학사 刊)
[독자서평] 인간의 행동 이해를 돕는 『인간의 동기』(정원식 지음, 교육과학사 刊)
  • 김경동 서울대
  • 승인 2002.03.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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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05 00:00:00
김경동 / 서울대·사회학

기본적으로 학술적인 주제를 되도록 많은 독자가 읽을 수 있게 저술하는 일은 학문하는 사람의 고민 중 하나라 할 것이다. 워낙 딱딱하고 무거운 학문적인 내용에 질적인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일반 독자가 교양을 위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을 쓴다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바로 이런 작업을 거뜬히 해낸 저작이 선을 보였다. 정원식 박사의 ‘인간의 동기’(교육과학사 刊)이다. 저자의 말대로 학계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였으므로 순수 학술서에 해당하지만 교양서의 성격도 곁들여야 한다는 의도에서 서술한 ‘半 학술서’로서 훌륭한 모본을 보여준 반가운 책이다.

지난 10여년간 나랏일을 돕느라 붓을 놓았던 선생께서 심혈을 기울여 내어놓은 작품답게 이 책은 우선 평이해서 읽기 좋으면서도 내용이 매우 충실하다. 첫 장 서두에서부터 왜 우리가 동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가를 설명하는 재미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독자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는 동기의 개념을 여러 관점에서 정리한 다음 인간의 동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주된 쟁점들을 알기 쉽게 풀이하는데서 이 책은 시작한다. 이어서 초기의 본능론에서 동인이론 정신분석학, 장이론, 성취동기이론 및 인지심리학에 이르는 주요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동기 자체는 하나의 행동 매개요인이라는 관점에서 그러한 동기를 유발하는 인자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들을 좌절감, 불안감, 스트레스, 사랑, 호기심, 인센티브 등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들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 직결되는 마당을 상정하고 각각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펴고 있는 마지막 3개장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학습이라는 교육적인 과정에서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경영활동의 맥락에서 동기가 우리의 현실적인 삶에서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를 체계적으로 잘 보여준다.

사실 인간의 동기에 관한 저술은 우리나라 사회과학계에서 처음인 만큼 여기에는 적어도 인간 동기에 관한 주요 내용을 망라하는 개론서 같은 저서가 적격인데, 바로 이 책이 그러한 필요를 적절하게 채워주고 있다. 일단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서양의 연구성과를 개괄적으로 정리한 것이지만 사회학, 정치학 등 다른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매우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는 저술이라는 특징을 아울러 지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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