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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 사명은 복합적이고 불편한 진실 분석에 있어
인류학자 사명은 복합적이고 불편한 진실 분석에 있어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9.06.0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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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허츠펠드 하버드대 교수(인류학) 방한 인터뷰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삶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다.” 세계적인 인류학자인 마이클 허츠펠드 하버드대 교수(사진)가 <교수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놓은 조언이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 -해외 석학 초청 강연’의 일환으로 지난달 24일에 방한한 허츠펠드 교수는 26일부터 나흘간 서울과 여수에서 ‘인류학과 문화의 정치’를 주제로 강연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인류학 등을 전공한 허츠펠드 교수는 유럽을 중심으로 연구를 해왔으며,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연구를 비롯해 비교문화 분석을 활발히 전개해왔다. 유럽 인류학, 민족주의, 관료주의, 사회이론 그리고 전통과 민속을 기반으로 하는 민족국가의 정체성의 정치 등을 주 연구 분야로 하는 허츠펠드 교수는 그리스, 이탈리아 및 태국에서 행해진 장기간의 민족지 연구를 수행한 바가 있다.

이를 통해 허츠펠드 교수는 세계 헤게모니의 중심에 있는 유럽을 타자화해, 권력관계와 정체성의 정치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가를 분석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도에는 미국 학술 아카데미의 회원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허츠펠드 교수는 인류학자의 사명은 사회의 복합적이고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의 미디어나 신자유주의자들이 세계의 사회, 정치, 경제적 정세를 너무 단순화하고, 각 지역 사회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가치 절하하는 것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또 허츠펠드 교수는 서구에서 태동한 인류학이 지니고 있는 원죄로서 식민성을 인정하면서, 바로 그러한 과거를 부정하지 않을 때, 진정한 탈식민지적 지식의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0년간 11권의 책을 단독 저술하고, 100편이 넘는 논문을 여러 언어로 발표한 바 있는 허츠펠드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국했다.

오주훈 기자 apo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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