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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의사결정기구에 여교수 적극 참여하는 통로 필요”
“학내 의사결정기구에 여교수 적극 참여하는 통로 필요”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9.05.2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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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국여교수연합회 차기회장 박남희 경북대 교수

대학에서 여교수를 만나기 쉽다. 여교수를 보직교수로 선임하는 대학도 늘었다. 그러나 ‘남교수’에 비해 여교수가 강한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아직 적다. 여전히 여교수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한다.
이러한 현상은 여교수 연합체인 전국여교수연합회가 이제까지 이뤄온 성과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20일 청주대에서 여교수연합회 충북지회 주최로 ‘대학에서 양성평등의 과제와 비전’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전국여교수연합회 차기회장인 박남희 경북대 교수(59세, 예술대학·사진)가 참석해 주제발표 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03년 여교수 채용할당제를 실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여교수연합회는 그동안 여성채용할당제 입법화와 여교수의 의사결정체 참여노력, 국제 활동을 목표로 일본 대학과 연계해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했다.” 오는 29일엔 총회를 열고 여교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고, 해결할 문제는 무엇인지 분석할 계획이다.

박 교수의 발제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여교수가 후배 여성인 여대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여교수가 스스로의 권익을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여학생 취업이다. 박 교수는 “차별이 있던 때는 여교수 스스로 자신이 여교수라고 인식하기보다 ‘교수’로 생각했다”며 “그러다보니 여학생의 복지, 취업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교수연합회가 여대생 커리어센터와 여성 CEO, 여성경제인들과 연결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수급으로 연결하는 매개 기관으로 자리한다면 효율성을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여교수연합회 대구·경북지회는 지난 2006년부터 2년 동안  한국여성 IT기업협회 대구·경북지회와 연계해 노동청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취업률을 높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성시간강사 문제 역시 오랫동안 간과돼 왔다. 박 교수는 발제문에서 이 점을 지적하며 “여성 전임강사 증가에 비해 여성 시간강사의 증가율과 증가속도가 빠른 것은 아직까지 대학에서 여성인력이 저임금의 주변 인력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제 여성인력의 양과 질을 함께 끌어 올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학에서도 기획위원회, 재정위원회 같은 핵심 조직에 참여하는 여교수 비율은 10% 미만으로 저조하다. 앞으로 의사결정기구에 여교수가 적극 참여해 정책을 건의하고 공식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를 마련해 나갈 때다.”

박 교수는 오는 7월 1일부터 여교수연합회 회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어 나간다. 그는 △여교수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며 △대학 외 단체와 연계·협력에 활동의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전했다. 직장 내 보육시설 확충도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다.

박 교수는 최근 다문화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얼마 전 지역 외국인유학생들과 대화해보니 여교수들이 다문화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조직사회에선 어머니 역할을 수행할 이들이 필요한데, 여교수연합회가 여기에 맞도록 노력하겠다.” 박 교수는 지난 1982년부터 경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예술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경북대 미술관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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