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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간 교수연봉 격차
대학간 교수연봉 격차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0.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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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연봉이 대학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신문이 최근 입수한 ‘99년 서울지역 20개 대학 교수연봉 비교표’에 따르면 같은 기간을 재직하더라도 교수의 연봉이 대학간에 많게는 2천5백만원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년을 재직한 교수들의 평균연봉을 대학별로 보면 연세대가 8천1백36만원, 고려대가 7천5백92만원으로 드러난 반면 상명대는 5천8백56만원, 단국대는 5천6백60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학간 교수연봉 격차 커…최고 2천5백만원 이상

우리신문 입수, 서울지역 20개 사립대 연봉현황

이 비교표는 서울지역 모 대학 총괄지원팀이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소재 20개 사립대의 인사급여 담당자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9월에 작성한 것으로, 최근까지 대외비로 관리해온 자료이다. 그간 각 대학의 교수 급여는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 자료는 대학별 교수연봉의 현주소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어 그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자료는 서울지역 주요대학의 교수와 직원의 급여 수준을 5년 단위로 기록했으며, 기본급과 초과강의료 등 개인적 경비지원의 성격을 제외한 각종 수당을 합쳐 총액을 기준으로 연봉을 비교했다.

자료에 따르면 박사학위 취득 후 1년 이내를 기준으로 초임이 가장 높은 대학은 고려대로 3천9백65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숭실대(3천8백13만원), 광운대(3천7백58만원), 서강대(3천7백2만원), 성균관대(3천6백82만원) 순이었다. 통상 40대 중반에 해당하는 재직기간 10년을 기준으로 보면 고려대(5천3백26만원), 이화여대(5천2백46만원), 성신여대(5천1백65만원), 숭실대(5천1백53만원), 연세대(5천81만원)가 상위 5위권를 기록했다. 직급상 정교수에 해당하는 20년차를 기준으로 보면 연세대가 고려대를 앞질러 6천6백18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고려대(6천4백65만원), 서강대(6천2백98만원), 이화여대(6천1백49만원), 성신여대(6천1백11만원)순으로 집계됐다.

이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주요한 사실은 우선 같은 사립대간에도 교수급여가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상명대, 동국대, 숙명여대 교수의 초임은 2천9백만원에 조금 모자란 수준으로 고려대에 비해 1천만원 이상 적었다. 상명대 교수는 15년간 재직해야 고려대의 교수의 초임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정년에 가까운 30년차 단국대, 한성대 교수의 연봉은 5천6~7백만원으로, 15년차 고려대, 연세대 교수의 연봉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 하나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재직기간을 놓고 볼 때 하후상박, 상후하박식으로 대학별로 급여가 다양하게 구분된다는 점이다. 숭실대와 광운대는 다른 대학과 견주어 볼 때 재직기간이 짧은 교수에게 상대적으로 후한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반면, 성신여대, 이화여대 등은 오히려 재임기간이 늘어나면서 후한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임 최고 1천만원 차이 … 재직 연한따라 연봉차 더 커져

대학교수의 정확한 연봉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대학들이 이를 불문율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급여수준이 공개될 경우에 교수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우려해 각 대학은 대체로 이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 둘째로 사실상 연봉비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별로 급여책정 기준과 방식이 각양각색인 점을 제쳐두고라도 각종 수당의 복잡한 구조는 어디까지를 급여로 봐야할지 그 범위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년차 연봉과 10년차 연봉이 같아

우리신문은 최근 의미 있는 자료 하나를 입수했다. 서울지역 모 대학에서 작성한 이 자료는 서울지역 20개 대학의 교수연봉을 재직기간에 따라 조목조목 비교한 것인데 대학간 교수의 급여 차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증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료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풍문으로 떠돌던 대학간 교수 급여의 무게가 일반적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점이다. 초임을 기준으로 볼 때만도 연봉이 가장 높은 대학과 가장 낮은 대학의 차는 1천만원을 상회하고 있었다. 고려대, 숭실대, 광운대, 서강대 등은 3천7백만원 이상을 초임교수에게 지급하고 있는 반면 상명대, 동국대, 숙명여대, 국민대 등은 3천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직기간 면에서도 교수의 연봉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숙명여대 20년차 교수의 평균연봉은 5천1백20만원 정도로 성신여대 10년차 교수의 연봉(5천1백60만원)과 비슷했고, 건국대 25년차 교수의 연봉(5천5백78만원)은 서강대 15년차 교수의 연봉(5천6백50만원)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10년이란 재임기간의 차이를 두고서 비슷한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교수들에겐 다소 충격적인 사실이다.

재직기간을 5년 단위로 구분해본 20개 대학의 교수연봉은 상승폭에 있어서도 대조를 이뤘다. 상위권 대학은 5년 단위로 6~7백만원씩 급여가 상승하고 있는 반면, 하위권 대학은 4~5백만원 선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대학별로 보자면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숭실대, 서강대 등이 비교적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반면, 상대적 비교이긴 하나 상명대, 동국대, 한성대, 국민대, 건국대의 교수 연봉은 20개 대학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또 하나 문제는 이러한 급여차가 재임기간이 늘어나면서 좁혀지지 않고 더욱 벌어진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정년에 즈음하는 재직 30년을 기준으로 보면 연세대가 8천1백만원으로 가장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반면 단국대는 5천6백60만원 정도로 2천5백만원 이상 격차를 보였는데, 초임의 경우 두 대학의 연봉차는 7백만원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나 사립대의 교수들의 이 같은 연봉은 국립대에 비하자면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신문이 국정감사의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33개 국립대(교육대 제외)의 직급별 평균연봉은 정교수 4천8백만원, 부교수 4천만원, 조교수 3천4백만원, 전임강사 2천9백만원 수준으로 나타난 바 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지난해 11월 토론회를 통해 밝힌 교수들의 평균연봉은 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당시 서울대 교협은 직급별 2년차 교수들의 연봉을 전임강사 2천7백50만원, 조교수 3천1백28만원, 부교수 3천5백44만원, 정교수 4천1백59만원으로 공시했다. 이로 미뤄보면 국립대 정교수의 평균연봉은 사립대 10년 재직 교수와 비슷한 수준이고, 통상 재직 10년 정도의 국립대 부교수의 연봉이 대학에 따라선 몇몇 사립대 교수의 초임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수준임을 드러낸다. 이번 자료에 포함된 거의 대부분의 대학의 교수연봉은 같은 직급의 서울대 교수들의 급여를 훨씬 뛰어 넘었고, 여타 다른 국립대와 견줘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 부교수, 사립대 초임에도 못미쳐

그러나 이러한 교수의 연봉은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 같은 연령대의 전문직 종사자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서울대 교협은 지난해 타 직종에 대한 임금조사를 실시하면서 전임강사 2년차에 해당하는 35세의 종합병원 의사들의 연봉이 6천4백만원, 조교수 2년차에 해당하는 38세 회계사의 연봉이 8천3백만원, 부교수 2년차에 해당하는 48세 변호사의 연봉이 1억3천5백만원 정도임을 확인한 바 있다. 서울대 교수의 연봉은 일반기업체의 관리직 사원에 견춰보더라도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서울대 교협의 주장이다.

국립과 사립대 간의 연봉격차는 제쳐두고라도 같은 사립대 간에도 연봉이 이렇듯 큰 차를 보이는 데는 급여책정 방식이 대학간에 일반화돼 있지 못한 것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급여책정은 자의적 기준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짙다. 물가인상율, 1인당 국민소득, 도시근로자의 평균소득 등 일반경제지수에서부터 다른 대학의 급여수준까지를 감안해 꼼꼼히 책정하기 보단 지난해 수준에서 인상폭만을 결정하는 관행이 굳어져 있다.

대학간 연봉의 큰 격차는 교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긴다. 우수교수를 포상하고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학간에도 연봉이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같은 기간을 재직한 교수가 1천만원 이상 격차를 보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봉제를 실시하는 대학이 늘어나는 형편에 이 같은 대학간 교수연봉의 격차는 더욱 심해 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도 교수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99년 서울 20개 대학 연봉비교표(박사학위 취득후 경력1년이내 기준)<단위 : 원>

대학명 초임 5년차 10년차 15년차 20년차 25년차 30년차
가톨릭대 31,057,000 34,795,100 43,308,000 52,177,500 56,936,500 59,606,500 64,314,500

건국대 34,667,000 39,478,000 44,400,000 49,320,000 52,584,000 55,776,000 60,528,000

경희대 36,057,600 41,961,300 49,667,520 54,853,300 58,310,500 63,496,200 66,953,400

고려대 39,651,000 45,781,000 53,269,500 59,907,300 64,653,750 71,751,500 75,912,300

광운대 37,584,000 43,333,000 47,916,000 50,052,000 54,132,000 57,276,000 61,524,000

국민대 29,980,200 35,782,200 43,133,000 48,527,300 54,505,600 58,494,200 64,283,300

단국대 32,330,000 38,478,000 45,896,000 50,700,000 52,620,000 54,780,000 56,628,000

덕성여대 31,023,600 36,053,400 44,869,700 52,804,400 58,380,400 62,710,400 64,404,400

동국대 28,904,000 35,863,000 42,724,000 51,736,000 55,279,000 58,982,000 62,660,000

상명대 28,804,000 34,758,000 40,054,000 46,052,000 51,719,000 55,806,000 58,566,000

서강대 37,020,000 42,012,000 48,420,000 56,496,000 62,988,000 69,672,000 72,192,000

성균관대 36,826,400 42,486,000 47,466,800 52,093,200 57,718,000 62,844,400 66,530,400

성신여대 33,881,800 40,610,000 51,650,500 57,268,000 61,110,100 66,086,400 69,187,200

숭실대 38,132,000 45,017,000 51,532,000 55,179,000 61,021,000 65,191,000 69,387,000

연세대 36,540,000 43,649,200 50,810,000 58,435,000 66,185,000 73,585,000 81,360,000

이화여대 35,535,000 42,582,000 52,469,000 56,883,100 61,495,500 66,922,600 71,823,600

중앙대 36,589,000 41,829,000 47,272,000 51,424,000 56,260,000 60,412,000 64,516,000

한성대 32,817,000 37,903,000 42,861,000 48,180,000 52,338,000 55,735,000 57,760,000

한양대 34,082,000 39,296,000 48,614,000 52,431,000 58,821,000 63,149,000 67,6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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